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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클레멘스 사면없이 퇴진···인종문제 구설수 휘말릴 우려 때문

로저 클레멘스의 마지막 희망도 불발탄에 그쳤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하지 않은 채 임기를 마쳤기 때문이다.

그 동안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이 다가오며 클레멘스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을 거론했다.

클레멘스가 부시 부자와 개인적 친분이 있어 궁지에 몰린 그를 구해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의회청문회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클레멘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금지 약물 사용을 폭로한 브라이언 맥나미의 신뢰도에 흠집을 내는데 열을 올리며 클레멘스를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클레멘스는 청문회에서 메이저리그 금지약물 조사위원회 보고서가 발표된 뒤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전대통령 조지 H.W. 부시로부터 안부전화를 받았다고 밝히며 부시 가문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20일 클레멘스에 대한 사면없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뉴욕 데일리뉴스'는 21일 부시 대통령이 클레멘스를 사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인종적인 문제와 구설수를 의식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클레멘스는 현재 흑인 홈런왕 배리 본즈와 비슷한 위증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고 흑인 여자 육상스타인 매리언 존스도 위증혐의로 6개월 징역형을 살았다. 그런 상황에서 백인인 클레멘스를 사면할 경우 인종차별 논란이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 다른 이유는 과거의 경력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호세 칸세코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던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였다. 그로 인해 메이저리그의 스테로이드 사용이 정가에서도 화제를 모았을 때 일부 언론은 부시 대통령이 이미 메이저리그의 스테로이드 남용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 사용 의혹을 사고 있는 클레멘스를 사면하는 것은 자기의 국정 연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사면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클레멘스는 자신의 금지 약물 사용을 폭로한 메이저리그 보고서 내용을 부인했다가 의회로 하여금 청문회를 소집하게 만든 뒤 의회에서도 혐의 내용을 부인했다가 위증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연방대배심에서 기소를 결정할 경우 클레멘스는 재판을 받게 되며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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