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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새로 쓰는 역사

김정기/시인

오늘 아침 동쪽 창밖 나무들 사이에 떠오르는 태양은 유난히 빛났다.

간밤에 내린 눈이 측백나무위에 소담스럽게 쌓여 새로운 시대가 열림을 축복하는 듯했다.

오전 11시부터 TV를 통하여 역사적인 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중계를 안방에 앉아서 보기 시작했다.

영하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여만명의 청중이 행사장인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 주변 야외공원을 가득 메운 채 성조기가 물결치고 있었다. 식장으로 들어서는 지미 카터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들의 모습과 함께 노란색으로 치장한 퍼스트레이디 미셸이 등장하고 침착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의 버락 오바마가 등장했다.



릭 워런 목사의 기도에 이어 그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 주관 아래 대통령 선서를 했다. 모든 선입관과 통념을 깨고 새로 쓰는 역사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취임사에서 그는 "미국은 지금 전쟁에 임한 상태이며 우리의 경제는 매우 악화돼 있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책임의 시대"라면서 "우리 자신 모두와 우리 국가 세계에 대한 의무가 모든 미국인에게 달려있다는 있다는 사실을 마지못해 받아들이기 보다는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도전과제는 새로울 수 있고 그래서 이를 극복하는 도구도 새로울 수 있지만 우리의 성공을 좌우하는 가치는 근면과 정직 용기와 공명정대한 행동 인내와 호기심 충성심과 애국심이라는 오래된 가치"라며 "이들 가치는 우리 역사를 통해 발전의 '조용한' 동력이었던 만큼 이제 이 같은 가치로 되돌아가야만 한다"고 호소했다.

긴장감이 스며있는 연설은 용기 있는 힘을 실어주었다. 그는 "두려움 보다 희망 갈등과 반목 보다 목적을 위한 통합을 위해 모였다"면서 "우리는 우리 정치를 너무나도 오랫동안 옥죄온 사사로운 욕심과 허황된 약속 비난과 낡은 도그마를 종식시킬 것을 선언한다"고 말하고 새로운 미국의 건설'을 위해 미국민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것이 맥락임을 직감하도록 하였다.

지난해 대선에서 '변화(Change)'와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를 내세워 승리했고 이후에는 '우리는 하나(We Are One)'를 강조했다. 세계 경제위기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미국과 세계가 당면한 과제를 풀기 위해선 "모두가 힘을 합쳐 가능성을 갖고 바꿔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었다.

오늘 취임식은 미국 노예해방을 선언했던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탄생 200주년의 해에 열린데다 흑인 민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 이튿날 치러져 미국의 인종문제 진전과 민주주의 심화라는 역사적 의미를 보탰다.

권력의 허무를 실감하며 텍사스로 낙향하는 부시대통령의 비행기가 멀어져 갈 때까지 TV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불안한 경제상황에도 이번 취임식에서 세계적인 열기와 미국의 저력과 굳건함 힘을 볼 수 있었다.

새로운 미국의 건설 그의 약속을 실현할 수 있도록 그 책임을 짊어진 오바마 대통령의 말처럼 미국 국민들은 위기 극복에 동참할 것을 촉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속의 미국이라는 가치를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것임이 구체적 명제임을 오바마 효과로 경기 위기의 빠른 극복은 물론 불안정한 국제 정세의 긴장 완화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에 온지 30년인 필자는 아직도 낯선 이 땅이 인종의 벽을 깬 지금 여러 가지 자괴감에서 벗어나 미국에 더욱 정드는 듯하다. 이제 미국 역사에 신기원이 열렸다. 우리 한인들도 이번 오바마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훌륭한 2세들이 각 방면에서는 물론 정치 진출도 빠르게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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