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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 방문객들 '앗'···하숙집 바가지·차사기 기승

미국 법규·실정에 어둡다고…

지난해 12월 겨울 방학을 맞아 단기 어학연수를 위해 무비자로 미국에 온 김모(23.학생)씨는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김씨는 3개월 정도의 미국 체류 기간 동안 교통 편의를 위해 중고차 구입을 결심했다. 그는 한인이 운영하는 중고차 매매 웹사이트를 통해 현금 5000달러를 주고 한 개인으로부터 혼다 시빅을 구입했다. 하지만 차를 구입한 당일 오후 학교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수업을 받고 나오자 차가 사라졌다.

김씨는 "차가 시세보다 싸게 나와 서둘러 구입을 결정했다"며 "차를 판매한 한인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는 불통이었다. 일단 경찰에 차 판 사람을 유력한 용의자로 신고했지만 관련 서류가 모두 차 안에 있어 달리 손 쓸 방법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허위.과장 광고로 단기 체류자를 모아 바가지를 씌우는 불법 하숙.민박집 운영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2주간의 미 서부 여행을 위해 한국에서 미국 정보 관련 웹사이트의 광고를 보고 한인타운 인근 민박집에 머물기로 한 최모(29)씨.

최씨는 "비싼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과 여행 정보를 얻기 쉽겠다는 생각에 인터넷 광고를 보고 LA한인 타운 인근의 민박집을 예약했다"며 "하지만 사진과 다른 시설에 방은 비좁고 지저분해 주인에게 환불 요구를 했지만 돌려받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무비자 시행 기념으로 큰 마음 먹고 처음 미국에 와 실망만하고 돌아가게 생겼다"며 "앞으로 더 늘어날 한인 방문객들이 나와 같은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미간 비자면제 프로그램(VWP)이 시행된지 두 달여가 지나며 이처럼 한인 방문객을 노린 '한탕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로 인해 VWP를 통해 미국에 오는 한인 방문객이 증가하면 지역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녕 LA한인 사회의 이미지만 실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LAPD의 샘 박 공보관은 "비자 면제 프로그램 시행으로 미국에 단기 체류하는 한인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사기 피해"라며 "미국의 법이나 생활 실정에 어둡다는 점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가의 물건을 구입하거나 중고품 거래를 할땐 항상 상대방의 정확한 신분과 연락처를 확인해야 한다"며 "되도록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영수증이나 거래내역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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