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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취임 앞두고 '상처' 입은 오바마···상무장관 지명자 리처드슨 '업체외 유착 의혹' 낙마

6일 문 여는 의회, 청문회·경기부양 발목 잡을 수도

버락 오바마 정부의 상무장관에 내정된 빌 리처드슨(61) 뉴멕시코 주지사가 4일 장관직을 스스로 내놓았다. 오바마 내각 내정자 중 사퇴한 첫째 사례다. <본지 1월 5일자 a-1면>

히스패닉인 리처드슨은 연방 하원의원(7선)·에너지 장관·유엔 대사 등을 지낸 인물로, 지난해 오바마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맞섰다가 중도 하차한 뒤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리처드슨은 이날 “연방 대배심이 뉴멕시코주와 업무상 관련된 기업을 조사하고 있는 문제로 인해 차기 행정부에 입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나와 뉴멕시코 주정부는 모든 사안에 관해 적절하게 일해 왔지만, 조사로 인해 상원의 장관 인준절차가 지연될 것이란 결론에 도달해 상무장관직을 사퇴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뉴멕시코 주지사직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은 “깊은 유감”이라며 리처드슨의 결정을 수용했다.

연방 대배심은 리처드슨에게 10만달러의 정치 자금을 제공한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 소재의 한 기업이 뉴멕시코 주정부로부터 거액의 공사 발주 계약을 따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상원은 해당 상임위에서 진행하는 인사청문회와 본회의에서 각각 과반수 찬성으로 인준 여부를 결정한다.

그렇지만 한 명의 의원이라도 계속 반대하면 인준 절차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리처드슨은 연방 대배심의 조사가 매듭지어질 때까지는 상무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취임(20일)을 2주일여 남긴 오바마는 리처드슨의 중도 하차로 일정 부분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오바마 정권 인수팀의 사전 검증 절차에 의구심이 제기된 것이다.

◇6일부터 연방 의회 새 회기 시작=민주당이 14년 만에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한 정치 지형에서 6일 의회가 새 회기(제111회)를 시작한다. 최대 안건은 경기부양법안 처리,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 오바마 후임 연방 상원의원 지명 등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오바마가 취임 후 서명할 ‘제1호 법안’으로 지목한 경기부양 관련 법안 처리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오바마와 민주당은 신속한 법안 심의를 통해 대통령 취임 이전에 법안이 통과되기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그래야만 일자리 300만개 창출 등 경제 회복 구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공화당 지도부는 청문회를 개최해 경기부양책의 효용성과 국가 재정에 미치는 부담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다는 입장이어서 양당 간 갈등이 예상된다.

8일 시작되는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리처드슨의 자진 사퇴에서 보듯 험난한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지명자가 개발업자의 이권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준 대가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단을 통해 거액의 기부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바마의 정치적 스승으로, 8일 첫 청문 절차를 밟게 될 톰 대슐 보건장관 내정자는 자신과 부인의 로비스트 활동 경력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오바마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 후임 지명을 둘러싼 논란도 의회로 옮겨진다. 매관매직 파문의 장본인인 라드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 주지사가 지명한 롤랜드 버리스(71) 전 일리노이주 검찰총장은 6일 등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욱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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