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티후아나 미국인 납치 다시 기승···한인들도 주요 타킷
마약문제·경찰부패로 치안 부재…여행 자제를
군ㆍ경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약문제로 올해 800여명이 살해되는 등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동안 잠잠했던 납치사건마저 횡행해 티후아나 지역을 자주 왕래하는 샌디에이고 주민은 물론 이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인 기업인들의 각별한 주의와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8일 멕시코 군은 바하 캘리포니아 검사실을 공격한 혐의로 메사 데 오타이 소재의 용의자 집을 수색하던 중 사업가 3명이 감금돼 있는 것을 발견해 구출했다고 밝혔다.
이중 한명은 티후아나 시내에서 차를 몰고 가다가 경찰제복을 입은 용의자에게 납치돼 적어도 25일 이상 감금된 상태였으며 다른 한명은 손가락이 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6일에는 샌디에이고 주민인 신장 전문의 안토니오 바보사 박사가 강연차 들린 티후아나에서 납치 감금돼 10일만에 풀려났다.
이같은 멕시코의 납치 범죄는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2002년 한해동안 464건의 납치사건이 발생해 유엔에서 처음 문제가 제기됐고 2005년 상반기에만 200여건이 넘어서면서 공식으로 ‘납치 1위국’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특히 마약문제로 인한 치안부재와 경찰의 부패가 극에 달해 납치가 발생해도 사실상 방치한 상태라 매년 인질 몸값만 수십억불에 달해도 어쩔도리가 없는 실정이다.
한인 기업가들도 납치범죄의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2006년 4월 6일 자신의 회사 주차장에서 무장괴한들에게 잡혀가 24시간 동안 감금 당했다가 극적으로 탈출한 ‘아멕스 매뉴팩처링’사의 김용학(56) 사장이 가장 최근 사례.
김사장을 납치했던 괴한은 총 5명으로 그 중 2명은 그 회사에서 일하다 나간 종업원들이어서 충격이 더컸었다.
이처럼 납치와 범죄가 성행하자 미 정부에서도 강력한 주의를 요하고 나섰다.
지난 3월 토니 가르사 멕시코 주재 미국대사는 “최근 미국인에 대한 살해와 납치가 증가추세”라며 “해당 지역의 여행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미 연방수사국(FBI)도 “2007년 한해 동안 26명의 샌디에이고 카운티 거주자가 티후아나에서 납치됐다”고 보고하며 “납치범들은 국적을 불문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편 FBI의 데럴 폭스워스 요원은 “전문적 납치조직은 매우 잔인하고 폭력적”이라며 “갱단 싸움이 그치질 않지만 큰 돈을 벌 수 있는 납치는 이런 조직의 주요 사업아이템 중 하나라는 사실에는 변함 없다”고 말해 더욱 철저한 경각심을 가질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와 티후아나를 매일같이 왕래하고 있는 한인 기업인들에 대한 납치 및 치안 대책은 특별히 강구되지 않고 있다.
마치 납치와 갱단 싸움에 이력이 난듯 ‘늘 있는 일’이라는 반응으로 별다른 방책이 없다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현재 티후아나 한인기업 지역은 업무를 중단하고 연말 휴가철이지만 앞으로 납치에 대비한 안전장치의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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