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평양…휴대폰 화상통화 터지고 스크린 골프장도 생겼다
러시아제 여객기 비상구엔 '이곳을 도끼로 까시오'
홀컵 붙이면 '나이스…' 음성과 '훌륭합니다' 문구
이집트 오라스콤과 북한 체신성이 합작해 15일 개통한 3세대 이동통신(WCDMA) 광고다.
월드비전과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남북농업심포지엄 참석차 보통강호텔에 머무르는 3박4일간 로비와 커피샵에서 중국과 유럽계 외국인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8월 평양 방문 때까진 못 보던 광경이다. 북측 민경련 관계자는 "개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사용자가 많지 않지만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강 호텔에는 이탈리아와 이집트 중국 등 외국인 사업가들로 북적였다. 한 이집트 사업가는 "북측과 자동차 산업 협력을 위해 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해 말에는 러시아에서 142인승 여객기 TU-204 1대를 새로 들여와 4월부터 베이징~평양과 선양~평양 간 정기항로에 투입했다.
새 항공기 비상구 옆에는 'cut out in this area'란 표현과 함께 '이곳을 도끼로 까시오'라고 적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보통강 호텔에는 투숙객을 위한 스크린 골프장이 18일 영업을 시작했다. 평양 능라도 정보기술교류사가 직접 개발한 '푸른 하늘'이란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골프장 관계자는 "회의장을 개조해 골프장을 만들었다"며 "한 조(세트)를 더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홀 컵 가까이 샷을 하면 '나이스 어프로치'라는 음성과 함께 "훌륭합니다"란 문구가 화면에 뜨고 '워터해저드'도 '물장애 구역'으로 표시하지만 다른 골프용어 대부분은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용 요금은 1인당 1시간에 10유로.
'푸른 하늘'은 20대 개발자 10여 명이 매달려 1년 걸려 만들었다고 했다. 개발자들이 중국을 드나들며 수집한 자료만으로 호주 오거스틴 골프장을 비롯해 미국.유럽의 9곳을 스크린에 옮겼다.
프로그램 오류 수정작업 중인 개발자 이영성(22)씨는 "중국 골프장에 가봤고 남측에서 개발한 골프존을 봤다"며 "현재 고속카메라가 없어 약간의 오차가 있지만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공사를 재개한 평양 유경호텔은 3면 중 한 면의 절반 가까이 유리를 붙이는 등 밤 늦게까지 불을 켜놓고 외관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측 관계자는 "2012년까지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둠이 드리운 오후 5시30분쯤 순안구역 인근 가정집은 전깃불을 켜지 않았으며 간간이 촛불을 켠 곳이 있었다. 북측 관계자는 "아무래도 겨울철은 수력발전이 어려워 전력 사정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평양=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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