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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민의 영화리뷰] '화가 신윤복' 의 사랑을 엿보다

미인도

4대째 이어온 화원 가문의 막내딸인 신윤정(김민선).

감독 : 전윤수
각본 : 한수련
주연 : 김민선·김영호·김남길·추자현
제작 : ㈜이룸영화사
장르 : 사극
등급 : R


천재적인 재능의 소유자로 오빠 윤복 대신 몰래 그림을 그려주던 윤정은 아버지 신한평(박지일)에게 그 사실을 들키고 만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오빠 윤복이 자살하는 비극이 일어난다. 그리고 윤정은 화원가문의 대를 이어 명예를 지킨다는 명분 아래 여성임을 감추고 남장을 한 채 오빠 윤복의 삶을 살게 된다.

이후 당대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김영호)의 휘하에 입문한 윤복은 빼어난 실력으로 김홍도의 수제자로 인정받기에 이른다. 그러나 힘이 넘치는 남성적 화풍으로 소박한 서민의 삶을 그렸던 스승 김홍도와는 달리 윤복은 섬세하고 화려한 색감으로 여심이 담긴 풍류를 즐겨 그렸다.

그 중에서도 자유롭고 과감한 서민들의 사랑을 그려 에로티시즘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속화'는 음란하고 저급하다는 질타와 시기를 받기에 이르고 자신의 여성을 일깨워 준 정인 강무(김남길)를 만나 생애 처음 사랑의 감정에 빠진다.

그러나 윤복의 정체를 알게된 스승 김홍도마저 '어긋난 감정'을 품게 되고 김홍도를 향한 사랑으로 질투에 사로잡힌 기녀 설화(추자현)의 함정에 윤복이 빠져들면서 처절한 비극이 그들을 향해 소리없이 다가가기 시작한다.

"신윤복. 자 입부 호 혜원 본관 고령 첨사 신한평의 아들. 벼슬은 첨사. 풍속화를 잘 그렸다." - 오세창의 근역서화징.

단 두 줄의 기록만 남긴 채 역사 속에 사라진 천재화가 신윤복. 2008년 신윤복 탄생 250주년을 맞아 역사 속에 숨겨진 그의 삶이 영화 '미인도'를 통해 세상에 그 모습을 들어냈다.

영화 '미인도'는 제작 초기부터 수위 높은 각종 정사신과 여배우들의 노출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작품이다.

개봉 후에도 상당수의 네티즌들로부터 "조선의 천재화가가 최고의 '포르노 스타'로 컴백 했다"는 비아냥을 감수 해야 했다. 또한 많은 사극이 그렇듯이 중반부로 넘어 가면서 남녀간의 지루한 '사랑얘기'로 빠진다는 연약한 스토리의 반복이라는 혹평 또한 쏟아졌다.

하지만 신윤복이라는 실존 인물을 가상의 캐릭터(여성이라는 전제 아래)로 재창조해 그의 뛰어난 예술관과 당시의 제도와 관습을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바라봤던 한 예술가의 '솔직한' 시각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기녀들의 목욕하는 모습을 담은 '단오풍정' 짝짓기 하는 개를 보고 웃는 과부를 그린 '이부탐춘' 달빛 아래 두 남녀가 사랑을 속삭이는 '월하정인' 기녀의 몸종과 양반의 애정행각을 담은 '기방무사'등의 작품을 해석하고 당시의 상황을 스크린에 재현한 감독의 역량은 이 영화를 의미 없는 포르노로 치부하기엔 터무니 없는 근거로 작용한다.

무엇보다도 과감한 베드신을 통해 단순히 관객을 낚으려는 미끼로서가 아닌 갖가지 규율과 통제 속에 남몰래 정인과 사랑을 해야 했던 애절함을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표현해 내는데 성공했다.

현재 엠파크4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문의: (213)384-7080

황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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