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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교수 시조집 낸다…데이빗 맥켄 한국학연구소장, 내년 3월 '도심의 절간' 출간

2년간 쓴 100편 실어

하버드대학교의 백인 교수가 영문 시조집 ‘Urban Temple(도심의 절간)’을 출간한다.

하버드대 한국문학과 교수이자 한국학연구소장인 데이빗 맥켄(64·사진) 박사는 영어로 쓴 시조 100편을 내년 3월경 출판사 ‘보리프(Bo-Leaf Books)’에서 발간할 예정이다. 외국인이 창작 시조집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맥켄 교수는 12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히고 “수년간 읽고 연구하고 번역해 왔던 한국 고전문학 형식을 영어로 쓴다는 것이 매우 즐겁고도 신나는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시인인 맥켄 교수는 “영문 시조집이 출간되면 영시 시인들은 시조가 무척 유연하고 표현적이며 기민한 형식이라는 사실을 알게될 것”이라며 말했다.” 그는 미 시전문지 ‘포에트리’‘플라우셰어’‘푸시카트상 수상선집 III’ 등에 시를 발표했으며, 2005년 영시집 ‘캣버드 트리(Cat Bird Tree)’를 출간했다.

맥켄 교수는 ‘한국 시의 형식과 자유’를 주제로 한 논문 연구차 한국에 1년 반 머물면서 시조 창을 몇 차례 들었다고 한다. 1966년부터 2년간 평화봉사단원으로 안동에서 지내던 시절의 추억을 돌이키며 시조 형식으로 쓰기 시작했다.

그가 시조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올 여름 이화여대에서 강의하면서, 여름철 휴가지인 메인에서, 보스턴 하버드스퀘어의 레스토랑 ‘찰리즈 키친’에서도 냅킨 위에 메모를 하며 틈틈히 착상을 가다듬었다. 쓴 것을 모아보니 100편이 넘어섰다.

최근 시애틀에서 열린 학회에서는 아내 앤과의 결혼 40주년 기념 시조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에 평화봉사단으로 파견될 당시 같은 그룹이었던 부인은 서울 창덕여고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했으며 둘 사이에 1남1녀를 두었다.

☞ 데이빗 맥켄=1946년 메인주에서 태어나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릿지에서 성장했다. 암허스트대학교에서 유럽 역사를 전공한 후 하버드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하버드대학원 졸업 후 김소월·서정주·고은 등의 시집과 한국 초기 시선, 현대시집을 번역했다. 지난해 한국문학 전문 연간 문예집 ‘진달래꽃(Azalea)’를 창간했다. 2004년 만해대상 학술부문상, 2006년 문화관광부 보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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