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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커 뜨고 그린스펀 지고…희비 엇갈린 두 FRB 전직 의장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전직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2명의 엇갈린 인생역전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앨런 그린스펀과 폴 볼커. 20년 가까이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했던 그린스펀은 금융위기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하원 청문회에 까지 불려나가 고개를 떨궜고 그린스펀 전임자로 1980년대 미국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뜨렸다는 비난을 받았던 볼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고문으로 화려한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1987~2006년 FRB 수장이었던 그린스펀은 지난달 23일 청문회에서 시장에 대한 믿음 아래 밀어붙인 저금리와 탈규제 정책 등 자신의 시장자유주의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해야 했다.

1979~87년 FRB 의장이었던 볼커는 그린스펀과 반대로 기준금리를 지나치게 끌어올렸고 결과 당시 경기침체를 가져온 장본인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볼커는 규제와 감독 원칙 아래 대형 은행들의 고위험 투자에 반대했었다. 최근까지도 볼커는 금융산업 탈규제로 인해 나타날 위험에 대해 경고해왔다. 금융위기 이후 당연히 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제 오바마 당선인이 신뢰하는 최측근 경제고문으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볼커와 오바마의 인연은 오바마가 그에게 먼저 구원의 손길을 내밀면서다. 올해초 치열한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오바마의 경험 부족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을 때 오바마는 볼커에게 손을 내밀었다. 앞서 오바마의 연설과 책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던 볼커는 오바마의 손을 잡고 캠프에 합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경제위기에 대해 논할 때 오바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볼커의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조지 부시 정부가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을 마련했을 때 오바마가 재빨리 지지하고 나선 것도 볼커의 조언 덕분이라는 것이다. 오바마는 대선후보간 마지막 TV 토론에서 "경제정책에 관해서라면 워런 버핏과 볼커부터 떠올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복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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