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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당선 연설에 등장한 106세 흑인 할머니

노예의 후손-하인-…봉사의 삶
미국역사의 산증인으로 인용돼

"저는 이 자리에서 106세 된 앤 닉슨 쿠퍼(사진) 할머니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애틀랜타에 사는 그는 피부색과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수십 년 전까지 투표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오늘 투표를 했고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제 딸들이 닉슨 쿠퍼처럼 오래 살 수 있다면 그처럼 나이가 들었을 때 미국이 어떤 나라여야 할까요. 미국은 다시 꿈을 가져야 합니다."

4일 밤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한 승리 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당선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 순간을 많은 미국인이 눈물을 흘리며 지켜봤다.

연설에 등장한 쿠퍼 할머니는 흑인 실존 인물로 미국 역사의 산증인이다.

투표 당일 106세인 그의 투표를 돕기 위해 애틀랜타 시장 셜리 프랭클린이 직접 투표장으로 나와 그를 지원했다. 오바마의 승리 연설이 끝난 뒤 언론의 관심이 몰리면서 이 할머니는 애틀랜타 자택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그는 "4일 선거본부 측에서 만약 선거에서 승리하면 내 이름을 연설에서 언급하겠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5일 밤 늦게까지 자지 않고 TV로 오바마의 연설을 봤다. 그는 "너무 흥분됐다. 난 정말 우리가 흑인 대통령을 뽑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1902년 테네시에서 태어난 그는 노예였던 삼촌.이모와 함께 백인의 집에서 하인으로 일했다. 20세에 내슈빌 출신의 치과의사와 결혼해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사했다.

5명의 자녀를 키워내며 그는 흑인들을 위한 걸스클럽 창립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힘썼다. 1970년대엔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설교하던 교회에서 흑인들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흑인사회 봉사활동으로 유명해진 쿠퍼는 그동안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과 저녁도 먹었고 그가 주최하는 지역사회 파티에 냇 킹 콜이 참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의 106세 인생의 최고 순간은 오바마의 승리 연설에 언급된 것이었다고 쿠퍼 할머니는 밝혔다.

그는 오바마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만나서 악수해 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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