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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선거혁명-1] 'I Have a Dream' 노예 폐지 143년만에 이룬 꿈

'검은 차별' 거대한 벽 깨

'오바마 시대'가 활짝 열렸다.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이정표를 남긴 그의 당선은 미국 역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리즈로 이번 대선 결과가 던져 준 메시지를 진단해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건국 이후 미국 사회를 버티고 서 있던 거대한 벽을 무너뜨렸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졌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여성의 정치 참여에 대한 미국사회의 보이지 않는 차별을 '유리 천장'에 비유했지만 흑인에 대한 차별은 누구에게나 보이면서도 결코 말하기 어려운 성벽이었다. 흑인은 미국 전체 인구 분포에서 13%에 불과한 소수다. 절반이 넘는 백인들의 지지가 없으면흑인 대통령은 나올 수가 없다. 그런데 백인들이 오바마라는 상품을 앞세워 21세기 초 역사적인 선거 혁명을 일궈냈다.

1619년 20명의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이 네덜란드 상인들의 손에 이끌려 버지니아에 팔려왔을 때부터 흑인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그늘이었다. 1865년 남북전쟁의 결과로 노예제도는 폐지됐지만 흑인에 대한 차별행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1956년 연방대법원 판결 이전까지 흑인들은 백인들과 한 버스에 나란히 앉을 수도 없었다.



2000년대 들어서조차 각급 선거에서 백인 유권자에게 악수를 거부당하거나 선거전단에서 사진을 뺀 흑인 후보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첫 흑인 대통령의 탄생이 미국과 세계에 던지는 상징적인 의미와 실제적인 파급 효과는 역사적인 것이다. 흑인 대통령을 허락한 미국은 인종적 다양성(diversity)을 실질적으로 보장한 '새로운 미국'으로 재탄생했다.

미 정치사는 감독 스파이크 리가 예언한 대로 오바마 이전 '분열의 시대'에서 오바마 이후 '통합의 시대'로 구분 짓게 됐다.

그동안 흑인들의 정치적 진출은 꾸준히 진행돼 왔다. 첫 흑인 합참의장(콜린 파월)과 첫 흑인 여성 국무장관(콘돌리자 라이스)의 배출에 이어 선출 직에서도 흑인들은 약진했다. 흑인 주지사 지역이나 흑인 시장 도시와 인접해 사는 인구도 전체 미국인의 40%에 이를 정도로 넓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등장은 개인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인식을 심어줘 미국 사회가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물론 일각에선 인종 문제의 진전이나 흑인사회의 변화에 대한 성급한 기대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흑인 대통령의 등장이 흑인 사회의 높은 범죄율과 이혼율 열악한 환경 등을 일거에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흑인 대통령의 탄생은 미국 내 인종 분열상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I Have a Dream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1963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흑인 집회에서 연설한 내용이다. 그는 “나에게 꿈이 있다(I Have a Dream)”며 “신의 자손으로 흑인이건 백인이건, 개신교이건 로마 가톨릭이건 유대인이건 간에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옛 흑인 영가를 함께 부르는 날을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오바마는 킹 목사의 꿈을 이뤘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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