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 나의 꿈] 조은관광 여성가이드 허 란 차장
'가이드 최고봉에 선 후 날 위한 여행 떠날래요'
허 차장은 "한국에서 여행객을 인솔하는 TC(Tour Conductor)가 유망 직종이었던 적이 있었다"면서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일도 하고 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언젠가는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가이드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2년 미국 서부대륙투어를 왔는데 여자 가이드가 나와 멋지게 관광객을 인솔하는 것을 보고 반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허 차장은 덧붙였다.
그러나 밖에서 보이는 화려한 가이드의 모습은 막상 현실에 부딪치니 고난의 연속이었다. 허 차장은 1년간 수습으로 선배 가이드를 따라 투어를 따라 다니며 관광객을 투어가 끝날때까지 안전하게 인솔하는 과정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라는 것을 체험했다.
또한 투어 내내 버스를 타고 때로는 마이크를 들고 설명하면서 여행객들의 궁금한 질문 하나하나에 친절하게 답해 줘야 하고 관광객들의 사소한 서비스 요구에도 웃는 얼굴로 대답해주는 긴장감의 연속으로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면 몸이 천근만근이 된다.
그러나 허 차장은 오히려 고객들에게 더 잘 해주려고 노력하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하다보니 투어가 끝날때는 '고맙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들을 정도로 베테랑이 되어갔다.
"서울째즈아카데미에서 드럼을 전공해 음악적인 밑바탕도 있고 태권도 공인 4단으로 한국에서 사범으로 어린이들을 지도한 경험도 있어 여행객들에게 조금 더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투어가 없는 날 가이드는 무엇을 할까. 허 차장은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일주일에 3일은 도장을 찾아 2시간씩 수련을 한다고 한다. 또한 밀린 공부를 위해 인터넷과 각종 여행서적 등을 뒤지며 관광지에 대해 공부하며 시간을 보낸다.
투어를 나가면 가이드의 설명을 유심히 들으며 틀린 곳을 꼬집는 관광객들도 있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기 위해 먼나라이웃나라 13권을 여러 번 완독하기도 했다. 이외 미국역사는 물론 한국역사도 연대별로 사건별로 기억해 관광지 설명에 곁들여 여행객들로부터 호평도 받고있다.
"요세미티공원으로 투어를 나갔을 때 한 관광객이 차창 너머로 보이는 나무이름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대답을 못해 혼이 난 적이 있다"는 허 차장은 "인터넷과 책을 뒤져 나무 이름을 죄다 외워 다음날 손님에게 설명을 해 줘 겨우 체면을 살릴 수 있었다고.
가이드 경력 5년. 허 차장은 가이드로서 최고의 위치에 서고자 한다. 관광객들이 선.후배 가이드들이 명실공히 인정해주는 자타공인의 여성가이드가 되는 게 목표.
꿈을 향해 한발한발 다가서는 허 차장은 "꿈을 이룬 뒤에는 여유롭게 세계를 돌아다니며 나만의 여행을 하고 싶다"며 마무리했다.
백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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