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후아나 마약조직 다툼으로 '공포의 도시'···한인들 '밤에 외출 꿈도 못꿔'
최근에는 140건 살인·사망사고…직원용 셔틀 운행 등 대비책 마련
지금까지 140건 이상의 살인 및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가운데 지난 22일 밤에는 경찰과 마약조직 용의자 사이에 시작된 총격을 피하려던 자동차가 건물을 들이받는 과정에서 1살짜리 유아가 사망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마약 조직원은 물론 멕시코 경찰, 공무원이 대량 피살됐을 뿐만 아니라 무차별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의 사망사고가 빈번히 일어나 이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티후아나에서 거주하거나 업무를 하는 한인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멕시코 북부지역 한국인투자기업협회(KMA)의 안성호 총무는 “이 사건 때문에 특별히 공문을 발송하지는 않았지만, 늘 해오던 권고사항을 더욱 강력히 당부하고 있다”며 “야간에 혼자 다니지 않기, 늦은 시간에 다운타운이나 술집에 가지 않기, 퇴근 후 곧바로 귀가하기 등을 지켜 한 건의 사고라도 나지 않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멕시코지사 (SAMEX)의 이상재 인사부장은 “티후아나 지역의 치안불안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에 위험이 더 심해져 걱정이다” 고 전했다. 삼성은 샌디에이고에서 통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일치감치 국경에서 회사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또한 C&J 테크 아메리카 방부석 사장 역시 “회사 외부에서 개인 행동을 삼가고 당분간 외식도 자제하라고 지침 내렸다”며 “미국에서 출퇴근하는 직원의 경우, 신호 많고 으슥한 방향의 국경은 가급적 이용하지 말고 샌 이시드로 국경을 이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동철 아메리카의 조동호 부사장도 “워낙 상황이 좋지 않아서 집밖으로 돌아다니지 않게 하고 있으나 안전보장에 대한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통근자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티후아나 거주 한인 이선영씨는 “혼자서 집을 나서거나 밤길을 걷는 것을 생각도 못한다.
일 때문에 샌디에이고에 갈 일이 많은데 미국 국경을 넘어오면 마음이 너무 편하다”며 “당장이라도 미국으로 이사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물가가 너무 비싸 이도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근래 발생하고 있는 티후아나 지역 갱단 살인 사건의 발단은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 중 하나인 펠릭스 조직의 새로운 여자보스와 반발 세력간 불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태가 점점 심각해 지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의 ‘마약 조직과의 전쟁’에 적극적인 지지를 선언하며 직접 멕시코를 방문해 4억달러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류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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