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오바마 '웃으며 싸웠다' 가톨릭 자선행사서 유머 대결
매케인 '플러머 조 믿고 참모 모두 해고' 오바마 '나의 약점은 너무 멋지다는 것'
두 후보는 이날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얼 스미스 자선행사'에 참석 네거티브 공격 대신 자신과 상대방을 소재로 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좌중을 즐겁게 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매케인은 전날 TV토론의 깜짝 스타로 등장한 평범한 시민인 '플러머 조'를 거론하면서 "배관공 조를 믿고 방금 전 내 캠프의 참모들을 모두 해고해버렸다"고 농담을 던졌다.
'플러머 조'는 오바마의 오하이오 유세 현장에서 "연매출이 25만 달러가량인 배관회사를 사려는데 당신 공약대로라면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오바마의 세금공약을 물고 늘어진 30대 백인이다.
공화당이 선거전략 차원에서 그를 부각시켰고 15일 TV토론에선 오바마와 매케인 모두 그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자신들의 세금정책을 강조해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하지만 그가 배관공 면허가 없는 무자격자인 데다 세금을 체납한 상태며 진짜 이름도 조가 아니라 새뮤얼인 것으로 밝혀져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매케인은 또 자신이 앞서 토론에서 오바마를 '저 사람(that one)'이라 지칭한 것에 대해 "그는 별로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사실 오바마도 나에게 '조지 부시'란 애칭을 붙여줬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매케인은 이어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도전한 오바마는 놀라운 재주와 열정을 가지고 있다"며 "내 적수에게 행운을 빌어줄 순 없지만 잘되길 바란다"는 덕담으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오바마는 자신이 '저 사람'으로 지칭된 데 대해 "내 이름 버락을 아버지가 지어주셨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버락이라는 이름이 스와힐리어로 '저 사람'이라는 뜻인지는 몰랐을 것"이라며 재치있게 받아넘겼다.
오바마는 또한 자신의 중간 이름인 '후세인'에 대해서도 "이 사실이 알려지면 옥터버 서프라이즈가 될 것 같은데 사실 내 미들 네임은 후세인이 아니라 스티브"라고 조크했다.
또한 자신이 명문대와 변호사를 거쳐 40대에 상원의원에 오른 경력 때문에 엘리트로 비춰져 온 것과 관련해 "내 최대 장점은 겸손함이고 약점은 너무 멋지다는 점"이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오바마 역시 마지막 발언은 매케인에 대한 칭찬이었다. 오바마는 매케인이 해군에 복무하면서 베트남전에 참전 전쟁포로로 고통을 겪었던 일을 언급하면서 조국에 대한 그의 봉사를 높이 평가했다.
'얼 스미스 자선행사'는 1910~20년대 네 차례에 걸쳐 뉴욕 주지사를 역임했으며 1928년 민주당 후보로 대선에도 출마했던 얼 스미스 전 뉴욕주지사를 기념해 가톨릭 관련단체에서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1945년 첫 행사 이후 1996년 2004년 두 번을 제외하고는 매번 양당 대선후보들이 참석해온 전통이 있다.
신복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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