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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기업 '이익 지상주의'···'멜라민 파동' 불렀다

납품단가 턱없이 낮아 농가서 첨가…중국 기업가들 '사회적 책임' 강조

멜라민 분유 파문은 줄곧 '품질 우선주의'를 표방해 온 싼루그룹에 치명적인 타격이 됐다. 싼루는 중국 최대 분유 생산 및 판매업체로 군림해 왔지만 전체 유가공업계에서 보면 선두그룹에 속하지 못했다. 싼루는 2008년을 도약의 해로 삼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선저우 7호'의 독점 유제품 공급업체로서 이를 이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선두 그룹에 진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를 토대로 증시 상장도 계획했다. 그러나 선저우 7호 발사를 불과 20여 일 앞두고 멜라민 분유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싼루의 야심 찬 계획은 하루아침에 허망하게 무너졌다.

싼루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 조사팀은 이번 사태가 일부 젖소 농가가 불법으로 우유에 멜라민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싼루 역시 원료 우유의 품질보장을 위해 줄곧 적극적으로 노력했으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발표하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더욱 소비자의 분노를 촉발했다.

소비자는 싼루 브랜드로 시장에서 판매되는 분유를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싼루는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스자좡에 위치한 한 우유업체는 "이번 멜라민 분유사건은 대다수 축산농가가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로 유제품 제조업체에서 납품가 인하 압력을 받았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젖소 한 마리가 하루에 최소 40위안어치의 사료를 먹는 반면 하루 채유량은 겨우 30㎏에 불과해 1㎏의 우유를 팔 경우 손에 쥐는 돈은 4위안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항생제 등 약품 값 및 인건비를 추가하면 축산농가는 기본적으로 이윤을 볼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특히 거대 유제품 업체와 가격을 협상할 만한 능력이 전혀 없는 축산농가는 우유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섞기 시작했고 품질기준을 맞추기 위해 멜라민을 첨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불법 축산농가가 당연히 1차 법적 책임을 져야 하나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무리하게 납품가격 인하를 종용한 유제품 기업 역시 사법처리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7일 발표된 통보에 의하면 모두 22개 기업 69개 영.유아 조제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리콜 조치를 당했다. 이것은 이번 사건이 비단 싼루 한 개 기업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유제품 가공업계 전반에 해당되는 사안임을 말해 준다.

최근 수년간 유제품 업계에서 잇따라 크고 작은 식품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유제품 시장의 폭발적인 신장 때문이다.

소비자의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2002년 들어 목장 우유의 생산량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축산기지 건설 속도가 기업의 수요 증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특히 유제품 원료의 주요 공급지인 호주와 뉴질랜드에 최근 2년 동안 심각한 가뭄이 발생해 원료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이를 계기로 유제품 생산업체는 원료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우유와 분유 원료가 부족해지자 축산농가와 유통업자들은 온갖 불법적인 수단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일부 축산농가에서는 우유에 넣어서는 안 될 물질을 첨가하기에 이르렀다. 유가공기업 간의 악성 경쟁은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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