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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폭등에 파견 공무원·주재원 생활고···1년새 봉급 3분의 1 '싹둑'

'먹는 것까지 줄이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폭등하면서 미국에 체류중인 한국 정부기관 파견 공무원과 기업 지상사 주재원들이 신음하고 있다.

매달 한국에서 송금받는 월급이 환차로 인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 주요 부처는 직원들의 봉급을 달러로 환전해 송금하는데 미국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현지에서 실제로 손에 쥐는 봉급이 30% 이상 크게 줄어들었다. 별도의 해외근무수당은 달러화로 보전되고 있다.

뉴욕총영사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파견나온 외교통상부 소속 영사들은 ‘본부 본봉’과 ‘재외근무수당’ 두가지를 수령하는데, 이중 본부 본봉은 한국내 환율에 따라 달러화로 바꿔서 공관 계좌로 입금된 뒤, 개인 계좌로 송금된다. 400만원의 본봉을 받던 외교관은 최근 3000달러로 본봉이 줄어든 셈이다.

외교관 이외에 정부 각 부처에서 파견나온 공무원들 역시 일부를 제외하고는 같은 봉급 체계를 적용받아 고통을 겪고 있는 것.

한 외교관은 “재외근무수당만으로는 생활할 수 없고 한국에서 월급을 가져다 써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율 폭등으로 감봉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재외근무수당 역시 20년째 인상이 안되고 있는데 갑자기 환율이 폭등하면서 생활이 빠듯하다”고 하소연했다.

뉴욕 등으로 출장을 오는 공무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국외여비’ 명목으로 숙박비 등을 지원 받지만 환율 폭등 이전에도 이미 뉴욕에서는 호텔에 투숙하려면 출장비에 오히려 자비를 더해 투숙해야 했다. 요즘같은 환율 상황에서는 출혈이 더 심각하다.

뉴욕의 지상사 주재원, 정부기관 현지 사무소 파견 근무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다만 현지에 독립법인화 돼있는 기업에 파견나온 주재원들은 당초 현지에서 달러화로 임금을 받고 있어 별다른 피해가 없다.

그러나 독립법인화 돼 있지 않은 규모가 작은 기업의 지상사 근무 요원들은 한국에서 받는 임금을 기준으로 한국에서 달러화로 환전, 미국서 봉급을 지급받아 피해가 크다.

이들 역시 월급 이외에 건강보험이나 렌트 등 현지 체제비를 지원받고는 있지만 금액이 고정돼 있어 생활비 부족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뉴욕사무소 전병원 과장은 “지난해에 비해 환율이 30% 이상 오르면서 월급도 30% 줄었다”며 “식비와 생활비를 최대한 줄이고 있지만 절약에도 한계가 있다”고 푸념했다.

특히 정부기관의 경우 매년초 그해 사용할 경비가 원화로 결정되기 때문에 요즘처럼 환율이 오르게 되면 지사 운영에 큰 타격을 받는다. 일부 기관의 경우 이미 예산이 초과돼 비상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준용·최은무 기자 jyah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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