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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사태에 흔들리는 노후대책···불 난 시장, 그래도 '안전자산 투자'

한 종목 집중보다는 펀드가 유리…'소량매도', '소량매수'도 한 방법

노후대책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투자철학들이 무너지며 돈을 굴릴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증시가 폭락하면서 은퇴를 앞둔 한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깔고 앉은 부동산이야 가치가 떨어져도 할 수 없다지만 은퇴생활을 위해 조금씩 넣고 있는 펀드들이 맥을 못추고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한숨만 절로 나온다.

은퇴연금인 401(k), 개인은퇴계좌(IRA), 뮤추얼 펀드 등 금융자산의 많은 부분이 주가와 연계돼 있다. 주식시장의 폭락이 은퇴자금의 감소로 이어지는 이유다.

반대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에도 40~50년을 버텨줄 넉넉한 ‘금융자산’이 필요한 실정이다.

주택의 모기지 빚을 다 갚았다고 가정해도 자동차를 굴리고 간간히 식구들과 외식이나 여행이라도 다녀올려면 매월 수천달러의 생활비가 든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올해 벌어진 증시 폭락사태를 통해 그동안 믿고 따랐던 투자원칙들을 재점검해 본다.

◇분산투자= 은퇴계좌를 운영하는 펀드 매니저들이 고객들에게 강조하는 투자원칙중 하나가 ‘위험분산’(diversification)이다.

한 두 종목의 개별주식에 투자하기 보다는 여러 종목이 한 데 묶인 펀드에 투자를 권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아무래도 등락폭이 개별주식보다 낮기 때문이다. 펀드도 여러 업종의 펀드가 묶인 다양성 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번에 증시가 폭락하면서 위험분산이란 개념도 함께 붕괴됐다. 현재 운영중인 뮤추얼 펀드의 90%가 올해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회피한다는 개념이 없어져 버렸다.

◇장기투자 = 1990년 1월에 1만달러를 주고 와코비아 주식을 샀다고 가정하자. 지금은 얼마일까. 1만달러이다. 한때 7만원까지 했을 이 주식은 현재 2007년 2월 최고점 대비 90%이상 빠진 상태이다.

여러개의 주식으로 구성된 펀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펀드들이 지난해 10월 고점대비 30%가 빠진 상황이다. 닷컴버블이 빠졌던 2000~2002년에는 50%가까이 빠졌었다. 아직도 일부 펀드는 당시의 손해를 만회 못하고 있다.

◇가치투자= 주식투자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이 워런 버핏이다.

주식투자의 대가로 여겨지는 워런 버핏의 투자철학중 하나가 ‘가치투자’다. 지금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성장주’(growth stock) 투자에 비해 ‘가치주’(value stock) 투자는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됐다고 여겨지는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2000년 기술주들의 거품이 꺼질때도 가치주들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가치주로 구성된 펀드들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가치펀드의 상당부분이 부동산 투자에 노출되면서 부동산 버블하락과 함께 가치펀드들도 고전했다.

◇시점분산= 주식투자자로서는 고민스런 시기다. 이미 낙폭이 크다면 손절매를 해야하나 아니면 더 사서 실적 물타기를 해야 하나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및 매도시점을 조금씩 나누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당장 쓸 돈이 필요하다면 주가가 오를 때 조금씩 현금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주가가 내려 매수 포인트에 접근했다고 해도 투자가능액 전체를 한 번에 매입하기 보다는 조금씩 나눠 사는 것도 필요하다.

환율이 출렁거릴 때 환손실에 대한 위험을 막기 위해 시점을 분산해 환율 매입이나 매도에 나서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환율변동 만큼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이같은 투자시점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기정 기자 kijung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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