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는 2008 금융 위기-3] 뱅크아시아나 반찬래 팰팍지점장
'우량 고객 확보할 좋은 기회'…대형 금융사 대출 기피, 신생 은행엔 성장 발판
뱅크아시아나 박찬래(사진) 팰리세이즈파크 지점장은 1997년말에 시작된 한국 IMF를 한국 외환은행에서 겪었다.
박 지점장은 “IMF를 겪으면서 한국에서는 상업·주택·동화·평화 등 주요 은행을 포함 90개에 달하는 금융사들이 도산하거나 합병됐다”며 “요즘 미국 대형 금융회사들이 무너지고 있는 것과 아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달러대 원화 환율 급등 ^대출 이자율 상승 ^경기 침체 ^자금 고갈 등도 유사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외환위기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아 극복했다. 미국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정부가 내놓은 공적자금 투입이라는 처방도 유사하다.
환율이 뛰고 있는 현상에 대해 박 지점장은 “외환 위기 때는 달러가 부족했기 때문에 당연히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며 “최근에는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는데다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으로 한국내 달러가 마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 수년간 한국 정부가 해외투자와 부동산 구입 한도를 큰 폭으로 완화하면서 달러가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박 지점장은 분석했다.
외환위기 때와 같이 금융위기에도 경기침체라는 파장이 뒤따르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하고 이자율을 높이면서 자금줄이 막힌 기업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박 지점장은 신생 은행인 뱅크아시아나 입장에서 보면 이같은 위기가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생긴지 1년밖에 안된 은행이다 보니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도 없는데다 경영도 안정돼 있고 대출을 제공할 여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박 지점장은 “미국계 은행들은 대출 이자를 16%까지 올리는 등 되도록 대출을 줄이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은 우량 고객을 좋은 조건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또 예금 보장 한도가 25만달러까지 높아지만 고객들은 안심하고 예금을 하기 때문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박 지점장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모두 위험하다는 예상이 나올 당시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지금보다는 어려움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점을 아쉬워했다.
최은무 기자 em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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