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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금융 위기 집중해부-중] 승자와 패자들···자고 나면 운명 갈린다

다이먼, 원하던 회사 잇따라 꿀꺽
오닐<메릴린치 전 회장>, 부실 모기지채권에 주저 앉아

월가의 금융위기에는 고정 주역이 따로 없다. 시장이 누구 탓에 휘청거리느냐에 따라 그날그날의 배역이 달라진다.

어제는 베어스턴스, 오늘은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 그리고 내일은…. 월가는 매일매일 이런 식으로 ‘내일은 누구 차례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선 누가 백기사이고, 누가 하이에나이고, 그리고 누가 바보인지 분명치 않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하나.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나름대로의 현실 분석을 바탕으로 최선의 대안을 내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결과는 의도와 달라지기도 하지만.

덩치 불린 이들
◇구원투수 다이먼
=한번 물을 먹어본 그였다. 1998년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눈앞에 두다 샌디 웨일 씨티 회장에게 버림받은 제임스 다이먼. 그가 이젠 JP모건체이스 회장으로서 월가의 소방수로 등장했다.

올 3월 미국 5위 투자은행(IB)인 베어스턴스를 파산 위험에서 건져낸 것도, 자금난에 빠진 미국 최대 저축대부업체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한 것도 그였다. 이걸로 그는 미국 금융 당국에게서 점수를 단단히 땄다.

◇루이스의 BOA 제국=‘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인물’. 뉴욕타임스는 미국 3위의 IB 메릴린치를 삼킨 케네스 루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회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메릴린치의 인수로 BOA가 전통적인 상업은행 영역을 뛰어넘어 IB와 자산운용을 거느린 초강자로 군림하게 됐기 때문이다.

◇돈 냄새 맡은 그레이켄=“세계적으로 그 사람만큼 돈 냄새를 잘 맡는 사람도 드물다.” 외환은행 매각 작업에 관여했던 한국의 한 금융사 간부가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을 두고 한 말이다.

올 7월 말 그레이켄은 쓰레기와 다름없다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메릴린치의 부채담보부증권(CDO)을 67억달러에 사들였다. 액면가 307억달러짜리를 약 5분의 1 값으로 후려친 것이다.

◇리먼을 나눠 갖다=지난해 네덜란드 최대 은행 ABN암로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로버트 다이아몬드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회장은 이번 M&A 시장에서도 찬밥이 될 뻔했다.

그는 리먼을 거의 인수할 뻔했지만 미국 정부의 보증 불가 방침으로 영국행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그러나 막판 역전 기회가 남아 있었다. 이미 파산신청을 한 리먼의 우량 자산만 싼값에 사들이는 방법이었다. 결국 다이아몬드는 리먼의 미국 법인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쪽박 찬 사람들

“카리스마형 경영인이 지닌 지나친 자만, 그것이 리먼브러더스를 파산으로 몰았다.”

로이터통신은 리처드 펄드 리먼 회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물론 ‘승자 독식’의 세계에서 패자는 모든 오명과 누명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이어 펄드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아쉬운 구석이 많다.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본격화한 이후 씨티 등 유수의 금융그룹은 세계 각지를 돌며 투자를 ‘구걸’했다.

그러나 그 행렬에 리먼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6월 이후 이들이 본격적으로 자금 수혈에 나섰을 때도 158년 역사를 가졌다는 자부심에서 펄드는 빠져나오지 못한 듯했다.

리먼 인수 협상 과정에서 펄드를 수차례 만났던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왔으면 리먼이 저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3년 취임 해 월가가 최장수 수장이었던 펄드는 이렇게 본인은 물론 수많은 사람을 직장에서 내 몬 장본인으로 찍혀버렸다.

과욕과 욕심 때문에 파국을 맞은 월가의 거물들은 그외에도 많다. 메릴린치 역사상 최초로 흑인 출신 CEO란 점에서 화제를 모았던 스탠리 오닐 메릴린치 전 회장,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회장, 로버트 윌럼스타드 AIG 회장, 지미 케인 베어스턴스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모기지 관련 채권이 영원히 고수익을 보장해 줄 것으로 믿고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자한 게 화근이 됐다.

반면 월가는 구제금융으로 국유화가 진행되고 있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과 같은 모기지 업체의 수장에겐 다소 동정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월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패니메이 등이 비록 민영화돼 있었다고는 하지만 반관반민 형태였다”며 “그들이 모기지 채권에 대한 보증을 거부했다면 부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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