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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 어디까지 추락하나?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지금은 전략 투자 나설 때

월가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정부와 의회의 구제금융 법안 잠정 합의로 한 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지난달 29일 연방 하원에서 법안이 부결되며 미국을 비롯,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대형 금융 회사들의 줄도산이나 인수·합병 사태가 확산될 거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극심한 ‘몸 사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기의 여파가 한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진단해 보고 대처방안을 각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들어본다.

◇뱅크 아시아나 허홍식 행장=각종 경제지표들을 살펴봐도 현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8월 내구재 주문은 5.5%, 주택가격은 16.3%, 경기 선행지수는 0.5% 하락하는 등 7월에 비해 거의 모든 지표들이 하락세를 보였다.

게다가 부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발생할 지 모르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얼마나 더 나빠질 지 모르는 상황이다.

시중에 자금경색이 있다보니 은행간에도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다. 한인 은행들도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어 일반인들이 돈을 빌려쓰기도 예전에 비해 많이 어려워졌다.

은행마다 위험한 대출을 자제하고 내부적으로 경비절감 노력을 펼치는 등 현금 유동성 확보와 안정 위주의 영업 전략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 LA 지역에 비해 뉴욕과 뉴저지 동부 지역의 한인 은행은 부실 자산이 거의 없다는 게 다행스런 점이다.

미 주류 은행들이 자금경색으로 대출을 잘 해주지 않자 지역 은행으로 고객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한인 은행들로서는 대출 부실위험에 대한 관리만 제대로 된다면 이번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한국상공회의소 마영남 회장=현재 미국내 한국 지상사들은 유동적 자금줄이 묶이는 심각한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에게는 ‘초유의 비상사태’로 인식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거래은행들과 일정 한도안에서 언제든지 자금을 공급 받을 수 있는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이 계약은 은행측이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도록 주도권을 갖고 있다.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실제로 은행들은 각 기업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자금 위기 상황이 계속된다면 기업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시장에 현금 흐름이 막혀 버리면 거래서와의 수금과 지불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자금 지원외에는 별다른 대응 방안을 생각할 수 없다.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투자전문회사 에드워드 존스 캘빈 공 재정설계사=주식 시장은 각종 수치가 말해주듯 투자자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을 비롯해 대형 회사들까지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회사가 파산할 가능성은 0.5%도 되지 않지만 금융위기로 인해 채권발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도 주식 시장이 크게 빠지며 손실을 입고 있다.

불안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내다 파는 심리적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생각된다. 주식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건 분명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올 대선이 끝나고 내년부터는 좀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시기에 주식이나 증권에 투자를 하는 한인들은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401(k)나 개인은퇴연금(IRA)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꾸준히 불입하는 게 좋다.

◇ 뉴욕한인경제인협회 정재건 회장=소비 심리 위축이 가장 큰 문제다. 뉴욕지역 소매 시장이 악화되면서 도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출은 떨어지고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구제안이 통과돼 자금 흐름이 개선되더라도 금융회사들이 집중돼 있는 맨해튼을 중심으로 한 소매 시장에는 당분간 금융위기에 따른 파급 효과가 지속될 것이다. 한인업계에는 내년초부터 무비자 미국 입국과 한미FTA라는 호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낼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여력이 있다면 미래를 대비, 투자를 늘릴 시기로 볼 수 있다.

◇리얼티플러스 김대중 사장=모든 상황이 쉽게 속단할 수 있지 않다. 그러나 한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주거용 주택시장과 상업용 시장 모두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 것이다.

최근 내집 마련을 하려는 한인들의 구매력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이번 금융위기로 50%나 줄었다. 모기지 은행의 대출 심사 강화로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실례로 10건의 거래 중 8건이 모기지를 받지 못해 지연되거나 깨지는 상황이다. 당분간은 개인들의 주택 구매가 줄어들 것이다. 건설업계도 공사계약을 따고도 대출을 받지 못해 공사를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

한인 건설업체의 30%가 파산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모기지업체와 부동산 중개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렵다고 움츠리고만 있다면 경기가 좋아졌을때 기회를 잡을 수 없다. 현재 5~6%대의 이자율은 아직까지도 높지 않은 수준이다.

집값 추가 하락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적기라 생각된다. 투자용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현재의 상황에 맞는 공격적인 투자가 미래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뉴욕한인청과협회 박광철 회장=소매업 경기가 많이 위축됐다. 청과업의 경우 올초부터 시작된 유가·물가 상승으로 소매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정도 올랐다. 현재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신용경색·소비위축으로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10% 정도 줄었다.

안그래도 소비가 줄어 힘든 상황에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으로 시작된 금융위기로 돈이 더 돌지 않으면서 네일업, 세탁업 할 것 없이 모든 소매업이 심각한 매출 감소를 보일 것이다.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업종들이 그렇다. 경기가 좋을 때는 과일 한 상자를 사던 이들이 이제는 낱개로 과일을 사고 있다. 옷을 한 번 입고 세탁하던 이들이 이제는 두 세번을 더 입고 난 후에야 세탁소를 찾고 있다.

하지만 아직 월가 위기의 여파가 완전히 소매업까지 미치지는 않았다고 본다. 일단 경제를 살리려면 7000억달러 구제금융안은 통과돼야 한다고 본다. 일단 돈이 돌아야 경제 전반에 자금 수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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