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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첫 TV토론 '90분 혈투' 구제금융 '한목소리'…경제해법 '두갈래'

오바마, 구체적 리더십 전달에 주력…매케인, 공세 치중·정책 피상적 설명

공화당 존 매케인과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가 차기 백악관 주인 자리를 놓고 수천만명의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90분간의 혈투를 펼쳤다.

이날 토론회에서 오바마는 경제문제와 이라크 전쟁 등 국가안보.외교에 있어서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갈 지 자신의 구체적인 정책을 설득력있게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반면 매케인은 오바마에 대한 개인적 공세에 치중하면서 자신의 정책에 대해서는 유세과정에서 피상적으로 설명했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1월4일 대선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대선후보간 첫번째 TV토론이 26일 오후 6시 미시시피주 옥스포드의 미시시피대학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은 금융위기 해결이 시급하다며 이틀전 갑작스레 토론연기를 제안한 매케인 때문에 개최여부가 불투명했으나 토론 당일날 아침 매케인이 참여쪽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예정대로 치뤄지게 됐다.

매케인과 오바마는 이날 짐 레러 PBS방송 앵커의 사회로 열린 토론에서 외교정책과 국가안보를 주제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현재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정부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안을 비롯한 경제위기 해법인 만큼 토론 전반부 30분간은 구제금융안에 대한 찬반과 경제회복 방안 등 경제문제를 위주로 이뤄졌다.

구제금융안과 관련해 오바마 매케인은 모두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경제해법에서는 전혀 다른 입장에 섰다. 오바마가 국민 95%에 해당하는 연간 25만달러 이하의 소득자에 대한 세금감면을 강조한 데 비해 매케인은 미국의 법인세가 35%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법인세 감면을 통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은 1960년 대선후보간 TV토론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사회자의 간섭 없이 후보들끼리 서로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진짜 토론' 자리였다. 그러나 새로운 토론형식에 익숙하지 않은 듯 매케인과 오바마는 서로에 대해 공세를 벌이기 보다는 진행자를 상대로 설명하는 방식을 취해 사회자 레러가 서로간에 치고받는 토론으로 방향을 유도하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전반부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서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던 두 후보들이 직접적인 공세를 펼쳐지기 시작한 건 이라크 전쟁에서 얻은 교훈과 테러리즘 대책 이란 핵무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에서부터였다.

먼저 공세를 취한 건 매케인이었다. 외교안보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매케인으로서는 자신의 경험과 경력을 과시하며 초선 상원의원 오바마의 국가안보에 대한 경력부족을 물고 늘어질 수 있는 기회였다.

매케인은 이란 대통령과 조건없이 마주 앉아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오바마의 발언을 물고 늘어지며 국군 통수권자로서 오바마가 너무 순진하고 준비가 돼있지 않았음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이 애초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고 지난해 병력을 이라크에서 아프간으로 돌려야한다고 요구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경험보다는 판단력이 중요함을 내세웠다. 또한 오바마는 군사력 의존 대외정책으로는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대처할 수 없다며 철저한 준비에 바탕한 외교를 주장하면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

금융위기 이후 오바마가 매케인 보다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지만 경합 주들에서는 여전히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어 이번 토론은 막판 대선향배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복례 기자bora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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