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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린 '신에게 알래스카 봉헌'···이상일 특파원, 페일린 고향 알래스카 가다<하>

'이라크 파병은 신이 부여한 임무' 주장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세라 페일린(44)은 2006년 12월 4일 알래스카 주지사로 취임한 직후 와실라의 폴 릴리 목사(78)에게 e-메일을 보냈다. 거기엔 "주지사직 수행에 보탬이 될 영적 충고를 해 달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페일린은 소녀 때부터 열성 신도였다. 그는 샐리와 함께 수요일 저녁과 일요일 오전.오후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페일린은 열두 살 때 성경 캠프에 갔다가 비버 호수에서 세례를 받았다.

가톨릭 성당에서 유아세례를 받은 그였지만 오순절 교회의 세례를 다시 받은 것이다. 작가 케일린 존슨은 저서 '세라'에서 "페일린이 세례를 받겠다고 자청했다"며 "그녀는 자신의 삶을 신에게 바치겠다는 다짐을 여러 사람 앞에서 하길 원했다"고 썼다.

페일린은 방과 후에는 교회에서 성경 공부와 성가 연습을 했다. 와실라 고교에선 크리스천 운동선수단 주장을 맡았다. 농구선수였던 그는 경기를 하기 전엔 5분 동안 꼭 기도를 했다.

82년 고교 졸업 앨범을 만들 땐 자신의 사진 밑에 '신은 빛이요 그 빛 안에 생명이 있다'는 문구를 썼다.

그러다 2002년 어느 종파에도 속하지 않는 '와실라 바이블 교회'로 옮겼다. 뉴욕 타임스는 "방언을 하고 신앙치유를 믿는 오순절 교회보다 덜 극단적인 교회로 간 것"이라고 했다.

페일린은 왜 옮겼는지 밝힌 적이 없다. 그를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알았다고 한 에이델 모건은 "정치인에겐 극단적이지 않은 곳이 안전한 것 아니냐"고 했다.

페일린은 2006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신앙이 공공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의심을 살 만한 처신을 했다. 그는 취임 후 목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알래스카는 신에게 봉헌됐다"고 말했다. 또 '크리스천 유산 주간'을 선포하면서 기독교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올 6월 와실라 오순절 교회 청년부를 상대로 한 특강에서 페일린은 "국가 지도자가 젊은이를 이라크에 보내는 건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과업(a task from God)"이라고 했다.

또 자신이 추진하는 300억 달러짜리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 건설 프로젝트를 거론하며 "그걸 하는 데 신의 의지가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알래스카 주민의 마음이 신과 합치하지 않으면 (내가) 좋은 일을 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걸 들었다는 와실라 교회 소속 브랜드 히슬립(23)은 "주지사 업무를 신의 사명에 결부하는 강연이었지만 그의 신앙심이 철저하다는 걸 알고 있었으므로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현지에서 만난 주민 앤 킬커니(59)는 "페일린은 밝고 명랑한 사람이지만 종교적으론 근본주의자여서 문제"라고 말했다.

또 "페일린은 '신은 내 편'이라고 믿으면서 자기 자신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치와 행정의 영역에 종교를 침투시키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런 시각을 의식한 듯 공화당 대통령 후보 존 매케인 캠프에선 "페일린이 정치와 종교를 혼동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페일린 자택 가보니…호숫가 집 접근하자 무장 보트 나타나

세라 페일린은 강한 보수주의자다. 그런 그도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깜짝 결혼을 했다. 그는 24세 때인 1988년 8월 고교 동기 토드와 결혼했다. 그리고 8개월 만에 장남 트랙(19)을 낳았다.

그래서 "혼전에 임신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페일린은 언니 헤더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깨고 이웃 마을 팔머로 가 토드와 혼인서약을 했다.

행정판사가 증인이 필요하다고 하자 둘은 인근의 노인 요양원으로 갔다. 거기서 휠체어에 탄 노인과 보행 보조기에 의지하며 걷는 노인을 데려와 증인으로 세웠다.

페일린의 집은 와실라 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진 루실 호숫가에 있다. 철길 옆 숲 속에 있는 2층 목조 건물이다. 부동산에선 "시가 50만 달러짜리 집"이라고 했다. 호수와 닿는 쪽엔 경비행기 '파이프'가 놓여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은 포장이 안 돼 있다. 집 앞까지 약 40m쯤 떨어진 길목엔 '출입 금지'라는 푯말이 새로 박혔다. 집 앞엔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다. 호수엔 무장 보트 두 대가 순시하면서 다른 배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페일린의 연봉은 12만5000달러다.

알래스카에 있는 영국 오일업체에서 한 달의 절반쯤 일하고 나머지 절반의 시간은 연어잡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정을 돌보는 데 쓰는 토드는 연 10만 달러를 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스노모빌 경주에서 우승해 4만 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

와실라(알래스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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