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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미-냉혹함, 두 모습의 페일린…이상일 특파원, 페일린 고향 알래스카 가다 <상>

주민과 모닝 커피 즐겨 '딕 체니보다 더 위험'

알래스카주 와실라는 앵커리지에서 약 40마일 떨어져 있다. 두 도시를 잇는 길은 잘 닦여 있다. 두 곳의 외곽엔 상가.주택을 짓는 공사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세라 페일린이 와실라 시장(1996~2002)과 알래스카 주지사(2006년 12월~현재)를 하면서 역점을 둔 사업은 건설이다. 그 덕분에 알래스카엔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주도인 주노에서 국제공항 주차장을 운영하는 박노학(53) 사장은 "알래스카 경기가 괜찮고 페일린이 주민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썼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또 "페일린은 고유가로 돈을 버는 석유회사에 대한 세율을 올렸고(22%→25%) 늘어난 세수를 주민에게 환원했다. 최근 주민에게 '에너지 리펀드' 명목으로 1인당 1200달러가 지급된 건 그 때문이다. 페일린은 또 주민에 대한 배당금도 올려 1인당 2069달러를 줬다. 그러니 박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LA타임스는 21일 "페일린 검증작업이 진행되면서 그의 인기는 알래스카에서도 하락세"라고 보도했지만 와실라 등에선 그를 칭송하는 사람이 다수였다.

와실라 고교의 드와이트 프로바스코 교장은 "페일린이 지역을 발전시켰다는 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또 "페일린에겐 경험이 부족해 그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의 알래스카 경험을 무시하는 것도 문제다.

페일린이 초기에 보좌를 잘 받는다면 부통령직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판론자의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와실라 시의원 다이앤 우드러프는 "페일린은 독선적이고 자신이 하는 일을 신(God)의 사명에 결부하는 경향이 있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주민 앤 킬커니(59)는 "반대파는 가차없이 제거하고 친한 사람은 자질도 잘 따지지 않고 중용하는 페일린에겐 지성이 없다"며 "그는 네오콘(미국 중심 사고가 지나친 신보수주의자)의 대부인 딕 체니 부통령보다 더 위험한 인물이어서 지역 신문에 비판하는 글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같이 페일린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그의 행적에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다.

◆강인한 '바라쿠다'(사나운 식육어)=페일린 비판자들도 그가 담대하고 강인한 여성이라는 걸 인정한다.

과학 교사와 육상 코치였던 아버지 척 히스는 자녀(1남3녀)가 어렸을 때부터 아이스 캠핑에 데려갔다. 혹한을 견디면서 곤경을 극복하는 힘을 배양하기 위해서였다.

페일린은 8세 때 총쏘기 연습을 시작했고 10세 때 사냥을 나가 처음으로 토끼를 잡았다.

페일린은 88년 와실라 고교의 동기생인 토드와 결혼했다. 그리고 92년 시의원에 당선될 때까지 남편의 고기잡이를 도왔다.

낚시점 '플라이 앤드 태클'에서 만난 주민 크리스 모건(57)은 "알래스카 태생이라도 페일린처럼 강하게 자란 여성은 많지 않다"며 "페일린이 전당대회 연설에서 당찬 모습을 보인 건 그의 별명대로 '바라쿠다'로 키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일린 바람이 주춤해진 것 같지만 그를 얕보지 말라"며 "히스가 최근 '내 딸은 명사수다. 사냥감을 조준하면 놓치지 않는다는 걸 민주당은 유념하라'고 했다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인간적이면서도 냉혹한 지도자=페일린은 와실라 시장에 취임한 뒤 6만8000달러였던 자신의 연봉을 "소도시 시장의 보수로는 너무 많다"며 10% 삭감했다.

그는 책상 위에 주민 전화번호 쪽지로 가득 찬 단지를 올려놓고 매일 여러 명에게 전화를 걸어 민원을 청취했다.

출근하기 전엔 시내 음식점에서 주민과 커피 등을 마시며 대화했다. 모건은 "페일린은 이른 아침 '컨트리 치킨'이란 곳을 차주 찾았다"며 "그는 정책을 자상하게 설명했고 주민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페일린은 시나 주 정부에선 냉혹한 면모를 보였다. 시장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충성심 테스트였다.

그는 박물관장을 해고했고 다른 고위 관리들에겐 사직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충성심을 잰 다음 반려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말을 했다.

총기협회 평생회원인 페일린은 의견 충돌을 보인 얼 스탬바우 경찰청장도 해고했다. 스탬바우는 "은행과 술집에선 주민이 총기를 소지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하는 등 페일린의 몇 가지 주요 정책에 반대해 미운 털이 박힌 것으로 알려졌다.

와실라.주노(알래스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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