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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마저 상품화해 '폭탄 돌리기'···'리먼' 망하게 한 '자산 뻥튀기' 의 비밀

주택채권 투자은행들이 부풀려…집값 폭락하자 '와르르' 무너져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어떻게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을 맥없이 쓰러지게 했을까? 모기지론은 집을 저당 잡히고 돈을 빌려주는 단순하고 명쾌한 금융 기법이다.

모기지론과 겉으론 관계없는 투자은행들이 휘청거리는 이유는 미국의 발달된 금융 때문이다.

집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줬으면 이자와 원금만 받고 끝내야 되는데 그렇지 않다. 머리 좋은 금융전문가들이 조기에 대출을 회수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이를 제2 제3의 금융기관에 돌린 것이다.

예를 들어 집값이 100달러라고 치자.

이 집을 사기 위해 웬만한 사람은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다. 그러나 집값의 100%를 빌려주는 곳은 없다.

담보가치가 떨어져도 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통상 집값의 80% 선에서 대출이 이뤄진다. 이처럼 주택 가치에 대한 대출비율 즉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80% 이하인 정상적인 대출을 프라임(prime)이라고 한다.

서브프라임(sub-prime)은 말 그대로 프라임 대출보다 하위의 대출을 말하는 것으로 대개 주택담보대출비율이 90%를 넘는다(①단계). 담보가치에 비해 대출액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담보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금융기관들은 목돈을 빌려주고 푼돈(이자와 원금의 분할 상환)을 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주택을 저당 잡은 권리(저당권)를 기반으로 또 다른 금융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게 바로 MBS(Mortgage-Backed Securities.주택저당증권)다. 집을 저당 잡은 권리를 다시 파는 셈이다. 일종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인데 미래에 받을 90달러의 채권을 미리 현금화하는 셈이다(②단계).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도식화하면 70달러를 지금 받고 90달러의 채권을 팔면서 이자 수익을 얻는 것이다. 채권거래와 유사하다.

대출해 준 금융회사에서는 미래에 들어올 현금이 조기에 들어와서 좋고 MBS를 산 금융기관은 담보가 확실한 증권을 사서 이익을 낼 수 있어 좋다. 이 과정에서 모기지론을 대출해 준 은행이나 모기지 업체는 여러 가지 채권을 섞기도 하고 각종 위험을 회피하는 조건이나 구조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MBS는 여러 금융 기관으로 분산돼 팔린다. 하나의 증권이 단일 경로를 통해 판매되면 최종 채권 보유자를 파악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상품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없다.

문제는 이런 MBS를 산 금융기관들이 회사채 등 다른 채권들과 섞어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부채담보부증권)를 만들어 다시 판다는 점이다(③단계).

금융공학을 바탕으로 각종 헤지 기법과 조건을 걸어 '과학적'으로 위험률을 계산하고 이에 따라 채권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다.

이 증권을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들이 사고 여기에 개인이나 기관이 투자하게 되면 100달러짜리 주택을 위한 주택금융은 이미 재탕 삼탕을 거치는 자산유동화 방식에 의해 400~500달러를 넘나드는 지렛대(leverage) 효과를 내게 된다(④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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