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없인 '성공'도 없습니다'
남들과 다른 '차별화'가 살길이다
마르지 않는 샘물 '고급 시장' 뚫어라
끊없는 도전…새 아이템을 개발하라
미 경기침체의 여파가 한인 비즈니스에도 미치고 있다.부동산 경기침체로 시작, 신용경색, 개솔린 및 식료품 가격인상 등 각종 경제 악재가 이어지며 한인 비즈니스들도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실제로 많은 한인 비즈니스가 결국 문을 닫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많은 한인 비즈니스가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특히 기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 개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한 LA한인 비즈니스의 노력을 유형별로 알아봤다.
▷아이디어로 승부한다=기존에 없던 독특한 아이템을 선보이며 불경기를 극복하고 나섰다.
올해초 설립된 스크린부스는 터치스크린 시스템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터치스크린 게스트북 ‘스크린부스’를 선보였다. 결혼식이나 생일파티 등 각종 이벤트를 위해 스크린부스를 렌탈, 소비자들이 ‘보다 생생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스크린부스는 웹카메라를 통해 사진과 함께 짧막한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남가주에서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와이나 북가주에서는 스크린부스가 알려지며 특히 젊은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스티븐 박 대표는 “첨단 기술에 약한 중장년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점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청바지제조업체 ‘카실진(Kasil Jeans)’는 지난 8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프로젝트쇼에 앞서 워터프루프 청바지를 선보였다. 특수 처리를 통해 커피나 콜라같은 음료를 바지에 흘려도 액체가 바지로 스며들지 않고 흘러내린다.
샘플이 나오자 마자 NBC TV에서 소개될 정도로 주류사회의 큰 관심을 모았고 첫 선을 보인 프로젝트쇼에서 노스트럼의 주문을 받기도 했다.
데이비드 임 사장은 “워터프루프 청바지가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 결과 8월 프로젝트쇼의 성과가 작년보다 20%는 신장됐다”고 말했다.
▷고가는 불황을 모른다=경기침체에도 하이엔드(고급) 시장의 수요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최근들어 고급제품을 앞세워 하이엔드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한인업체들이 늘고 있다.
한인의류업체 키클로셋(Key Closet)은 지난 6월말 1만달러 청바지를 선보이며 주류 패션계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이전부터 고가 티셔츠, 청바지를 생산해온 업체다. 키클로셋의 제품은 티셔츠 500달러, 후드티는 1500달러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프리미엄진보다 가격대가 한단계가 더 높다.
하지만 플로리다 등 부자들이 사는 동네에서는 꾸준하게 오더가 늘고 있다.
마이클 홍 대표는 “아무래도 부자나 명사들은 가격보다는 독특한 디자인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며 “설립 2년만에 매년 20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키클로셋은 하이엔드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보다 대중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컨퀘스트(Konquest)를 새롭게 런칭, 8월 매직쇼에서 선보였다.
타일수입전문업체 오티모(Ottimo)는 주력제품을 고가고품질 타일을 앞세워 주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병호 사장이 작년 비즈니스를 인수, 주력제품을 고가·고품질 타일로 전환했다.
김 사장은 “인테리어 고급화로 불황을 타개하려는 업체가 늘 것이라 예상하고 고가 제품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오티모는 작년의 두배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전년대비 두배인 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올 하반기도 600만달러의 타일전문 업체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는 끝이 없다=기존 스타일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아이템이나 디자인을 추구하며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있다.
한인오토바이헬멧제조업체 KBC헬멧은 지난 7월중순 패션의류업계의 선두주자인 에드하디(Ed-Hardy)와 손을 잡았다.
에드하디는 2004년 타투 프린팅을 앞세워 젊은층 사이에서 폭팔적인 인기를 끌며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의류업체다.
KBC헬멧은 자체 브랜드 헬멧에 에드하디 그래픽을 입힌 KBC헬멧 에드하디 라인을 새롭게 런칭했다. 이미 7월말 댈러스에서 열린 모터사이클 제품 유통업체 터커라키 딜러십 미팅에서 에드하디 라인만 소매가로 227만달러에 달하는 선주문을 받았다.
KBC헬멧의 홍진석 대표는 “헬멧업계에서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KBC헬멧이 에드하디 라인을 런칭하며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주영전자는 지난 2월 미우정국(USPS)로부터 12억달러 규모의 정부조달사업을 따냈다.
주영전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우편물 분류기 ‘플랫소트시스템(Flat Sort System)’을 미 전역 USPS 중계소에 2014년까지 납품하게 된다. 이미 지난 5월 인디애니 지역에 첫번째 기계가 설치돼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
주영전자의 이동기 대표는 “정부조달사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USPS의 승인을 받는데만 2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4년 이후를 대비해 새로운 아이템을 물색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많다=미 경기침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소비심리 위축이다. 각종 페이먼트 및 생활비가 급등하며 소비자들이 허리띠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류업계가 소비심리 위축의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의류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는 한인 프리미엄 브랜드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인프리미엄 청바지업체 AG진과 허드슨진은 이미 2년전부터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대형 트레이드쇼 ‘브래드앤버터쇼’에 참가하고 있다.
허드슨진의 피터 김 대표는 “미국 못지 않게 유럽 시장도 규모가 크며 유럽 소비자들의 미국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매년 참가할 때마다 유럽 바이어들의 반응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뿐만 아니다. 한인 프리미엄 브랜드업체들은 한국, 일본 시장 진출을 통해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있다.
서기원 기자 kiwons@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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