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지갑도 편안해요'…익숙해진 자전거·대중교통 출퇴근
할인점 보다 가까운 편의점서 소량 구입
결혼식도 식사 대신 칵테일 파티로 변신
▷대중교통이용자 늘어나
출퇴근시 메트로링크 열차나 버스 등을 이용하면 길에다 지출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LA에서 파이낸싱 회사에 다니는 원 모씨는 오렌지카운티 집에서 주 2회 메트로링크를 타고 직장까지 출·퇴근한다. 지난 5월부터 메트로링크를 이용하기 시작한 원 씨는 “개스비를 아낄 뿐더러 운전을 하지 않아도 돼 편하다”며 “더욱이 열차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술 자리도 줄었다”며 만족하고 있다.
원 씨는 과거 자동차로 주5일 출퇴근하면 1주일에 개솔린으로 70달러 정도를 지출했으나 메트로링크를 이용한 후 51달러면 충분해 일주일에 약 20여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인들 뿐만 아니라 타인종들도 대체 출퇴근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오렌지카운티의 지난 6월 메트로링크 열차 2개 노선 탑승객 수는 1만6000명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자전거로 출퇴근
물론 자전거를 이용하는 한인도 늘고 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직장인 한 모씨는 요즘 자전거 재미에 푹 빠졌다.
개솔린 가격이 오르기 전에는 집에서 10여분 걸리는 직장까지 항상 자동차를 타고 다녔지만 이제는 자전거를 구입해 출퇴근하고 있다. 한 씨는 “자전거로 회사까지 30여분 걸리기 때문에 자연히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들었다”며 “시원한 아침공기도 마시고 매일 자전거를 타니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전거 업소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LA 자전거업소의 경우 상반기에 예년보다 25% 이상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차가 대세
개솔린 가격이 2달러대일 때만 해도 외면 받던 소형차에 대한 수요는 고유가 시대에 가히 폭발적이다.
최근 USA투데이는 고유가로 인해 소형차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수년 사이에 소형차 가격이 2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소비자들이 연료 효율성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자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소형차에 네비게이션이나 가죽시트같은 고급 사양을 추가해 판매를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소형차의 가격도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조사기관인 JD파워는 이미 일부 소형차의 가격이 인상돼 포드 포커스의 평균 가격은 1만5,455달러로 전년대비 4.4% 도요타 야리스 평균 가격은 1만4,905달러로 3.6%가 인상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고유가가 만든 생활변화
# 샤핑카트 끌고 집으로
마켓 인근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차량을 이용하는 대신 걸어서 매장을 찾고 돌아갈 때는 샤핑카트를 집에까지 가져가 마켓들이 골치를 썩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마켓은 정상적인 영업이 힘들 정도다.
# 결혼식도 저예산으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평균 결혼식 비용은 2만8000달러 정도이나 금년에는 여기서 커플 당 1500달러 이상을 줄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토요일과 일요일 식사 파티를 여는 대신 저렴한 금요일 칵테일 파티로 대체하거나 맨 위층만 진짜인 가짜 웨딩 케잌을 쓰는 것은 애교수준. 할인점에서 꽃을 사 스스로 예식장을 장식하는 커플도 있으며 신혼여행과 결혼식을 한번에 해결하는 경우도 있어 텍사스주에 사는 한 신부는 300명이 넘던 초청 손님을 30명으로 줄이고 단체여행 할인을 받아 카리브해 바하마에서 소규모 결혼식을 올렸다. 결과는 1만 달러 절약.
# 학교 수업도 줄이고
고유가의 영향으로 주 4일제 수업을 실시하는 학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70년대 오일쇼크 시절 개솔린 값을 절약했던 방법으로 귀환하고 있는 것.
최근 미 정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고유가로 인해 전국 16개주의 100개 학교가 이미 주 4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주 4일 수업으로 학교는 스쿨버스, 냉·난방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좋아 적극 고려중인 사항. 그러나 부모들은 새로운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주중 수업이 없는 날 아이들을 돌볼 사람을 따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 할인점보다 가까운 편의점으로
고유가로 인해 대형할인점을 찾기보다 리커스토어, 편의점 등에서 생활필수품을 필요한 양만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동네 업소’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또한 가족단위 원거리 외식을 자제하는 경향이 강해짐에 따라,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소형 샤핑몰에 자리잡은 음식점이나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는 곳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백정환 기자 bae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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