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으로 몸집 키우기···상업은행들 '파워 업'
투자은행 쇠퇴 속 금융계 지각변동…JP모건·BOA 등 잇단 세력확장 눈길
올해 3월 업계 5위인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상업은행인 JP모건체이스에 넘어간 데 이어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되는 등 그동안 금융 중심지인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던 투자은행들이 전통적인 은행들에게 먹히는 새로운 판도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0여년 역사를 가진 월스트리트가 이제는 더 이상 예전의 월스트리트가 아니라면서 주도권이 완전히 바뀌는 형국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수십년간 세계 금융계는 고객의 예금과 대출로 일정한 수익을 거두는데 그치는 상업은행들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고수익 투자에 나선 투자은행 등 2종류로 구분돼 왔다. 근래에는 UBS나 씨티그룹처럼 이 둘을 합친 형태도 일부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끊임없는 금융위기 속에 투자은행들은 쇠퇴하는 반면 상업은행들이 뜨면서 금융계의 세력균형도 상업은행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
뉴욕타임스 역시 금융계의 지각변동이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많은 전문가들이 지난 주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월스트리트의 고통스러운 변화를 알리는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업은행인 JP모건은 베어스턴스를 BOA는 메릴린치를 인수하며 세력 확장에 나섰고 웰스파고와 독일의 도이치뱅크 등 다른 상업은행들도 금융계의 강력한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은행 사업에 주력했던 도이치뱅크는 지난주에 850개 국내 지점을 갖고 있는 도이치포스트뱅크를 43억달러에 인수하며 전통적 은행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한편 예금자 보호를 받는 상업은행 등의 예금은 최근 위기 가운데 모처럼 각광받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상업은행 등의 고객예금은 8월말 기준 6조9000억달러로 1년 전보다 7.6% 늘어났다.
반면 투자은행 등의 단기 투자금의 원천이 되는 자산담보 기업어음 시장은 이달 10일 현재 7800억달러로 지난해 신용위기가 시작된 이후 3분의 1이상 줄었다.
오성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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