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리먼은 죽이고 AIG 살렸나 '은행 줄도산' 큰 우려
우량자산 많아 원금회수 자신감도 이유
정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납세자의 혈세를 쏟아 부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158년 전통의 리먼은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로부터 이틀이 지난 16일 정부는 AIG에 최대 85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제공하는 구제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미국내 1위 보험사인 AIG와 그 자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잡고 크레디트라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납세자의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이 투입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왜 이틀만에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게 됐을까.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AIG의 급작스런 파산에 따른 시장 충격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AIG는 거의 모든 금융기관과 직.간접으로 얽혀 거래를 해왔다. 모기지와 기업대출을 포함해 880억달러의 자산에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AIG는 특히 4400억달러 상당의 채권에 대한 부도위험을 줄일 수 있는 파생상품(신용디폴트스왑프. CDS)을 여타 은행들과 투자기관에 판매한 상태다.
만일 AIG가 급작스럽게 파산할 경우 CDS를 보유한 다른 금융기관들이 연쇄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되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금융시스템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먼의 경우 파산하더라도 손실의 파급이 주주와 종업원 일부 무담보 채권보유자에게 손실이 국한되며 그 규모도 AIG에 비해서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다음으로 AIG가 일부 투자상품의 부실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처하기는 했지만 보험사의 특성상 우량자산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는 점도 리먼과는 다른 운명을 맞게 된 요인이다.
리먼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경우 원금을 전액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지만 AIG는 이와 달리 순조롭게 원금을 회수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장에서는 정부가 AIG를 파산하도록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융시장의 혼돈 양상에도 불구하고 이날 정책금리를 동결한 것은 AIG에 대한 구제금융을 충분히 감안한 결정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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