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깨고 금리 동결한 FRB···돈 풀어 위기 돌파
인하효과 불확실 인식 '인플레 위험도 막겠다'
월가에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금융위기가 전례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중대한데다 실업률이 최근 6.1%까지 치솟는 등 경제전반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어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었다.
특히 월가에서는 금리인하 폭이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동결 결정을 내린 것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금리인하 보다는 유동성 공급 조치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FRB가 리먼과 AIG의 금융위기 사태가 경제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9.11 테러사태 이후 하루 유동성 공급 규모로는 최대인 700억 달러를 이틀 연속 투입하고 그동안 재할인창구 개방확대와 담보 조건 완화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 창구를 계속 크게 확대해왔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AIG의 유동성 부족사태 등 금융시장의 위기가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금리인하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금리를 이번에 낮추게 되면 1%대로 떨어져 향후 금융시장과 경제상황의 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수단에 크게 제약을 받게 된다는 점도 이번 금리동결의 중요한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전 LA한미은행장)는 "경제성장의 하향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가 모두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에서 FOMC가 금리를 당장 인하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라면서 "금리를 내리면 정부도 현 상황을 패닉 상태로 보는 것처럼 시장에서 여길 수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지금 시장에는 유동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신뢰가 부족한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금융시장의 어떠한 문제도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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