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슈 '다시 경제다'…두 후보, 월가발 금융위기 놓고 설전
매케인 '경제 근간은 튼튼'…개혁다짐, 오바마 '공화당 정권 책임'…공세 강화
월가발 금융위기가 증시를 강타한 15일 민주당 버락 오바마와 공화당 존 매케인 대선후보는 누가 미국 금융시장의 건실화를 가져올 수 있는 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매케인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미국 경제의 근간은 튼튼하지만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라면서 워싱턴 정가의 개혁을 통해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매케인은 리먼 브러더스의 회생을 위해 납세자에게 부담을 안기는 구제금융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면서 자신이 집권하면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낡고 비효율적인 규제감독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 시장의 신뢰를 다시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케인이 금융위기에 대해 원론적인 내용만을 언급한 데 반해 오바마는 이날 이번 사태를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로 규정하고 공화당 정권의 책임론을 부각시키며 공세에 나섰다.
오바마는 성명을 통해 "소비자 보호를 내팽개치고 감독을 느슨히 하는 한편 중산층을 무시하면서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에게 과도한 보너스를 장려해온 지난 8년간의 정책이 이같은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면서 금융 시스템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진영의 빌 버턴 대변인은 "매케인은 지난 26년간 워싱턴 정계에서 활동하면서 이번 위기를 막을 수 있었던 규제들을 개혁하기 위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심지어 매케인의 선거운동은 이들 규제를 옹호했던 로비스트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공세수위를 높였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 결과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오바마가 매케인보다 '한 수 위'라는 유권자들의 인식이 팽배해 있어 최근들어 지지율 정체에 고전해온 오바마 진영으로서는 모처럼 뒤집기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가 차기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물론 위기관리능력을 총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오바마 뿐 아니라 매케인에게도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오바마와 매케인은 지난 3월 베어스턴스 자산운용의 파산가능성이 제기됐을 때만해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이제 금융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만큼 유권자들은 두 후보가 내놓을 구체적인 해법을 주시하고 있다.
신복례 기자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