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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돌출···융자업계 또 얼어붙나? 요동치는 금융시장, 파장 어디까지

융자기준 완화 물거품…부동산 시장도 악영향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하고 메릴린치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로 넘어가는 등 금융시장 패닉 상황은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 조치로 오랜만에 훈풍이 불던 융자업계는 이번 사태로 급랭할 것이라는게 융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모기지 채권 분야에도 최대의 투자자였던 이들 업체들이 파산하거나 사실상 문을 닫게 되면서 모기지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택 융자 부문에서 탑 10에 포함되던 워싱턴뮤추얼 은행과 와코비아 은행마저 위기설이 구체화되면서 융자업계는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융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 조치로 이자율이 하락하고 융자기준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훈풍이 부나 했는데 불과 일주일만에 상황이 급변했다"며 "이제 융자기준 완화는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말했다.

모기지 채권 부분에 대한 투자가 더욱 위축되면서 융자은행들은 더욱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돼 융자기준은 오히려 더욱 강화되면서 융자받기가 더욱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켜 부동산 시장을 더욱 끌어내리게 된다.

전문가 긴급진단
손성원 전 한미은행장 '부동산 가격 더 떨어질 것'


“지금은 투자보다는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 주립대 석좌교수(전 한미은행장)는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침체와 신용위기가 월가의 재앙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금융시장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 ‘금융쓰나미’가 월가를 강타했다.

“지난해 8월 부터 시작된 서브프라임의 위기가 월가로 옮겨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위기는 월가의 위기로 직결된다. 주택가격은 현재 최고치에서 18%정도 내린 상태다. 앞으로 25%까지 내린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월가의 위기는 아직 ‘진행형’이다. 다음 문제는 신용이다.신용이 회복되는데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진 이유는.

“리먼 브라더스 경우 빌린 돈으로 자산을 불렸다. 빌린 돈은 단기 융자였다. IMF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단기 채권으로 돈을 빌린 것과 같다. 재융자가 안되니 문제가 터진 것이다.

리먼은 굉장히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자산이 100달러라면 자본금은 3달러 수준 밖에 안됐다.

자산으로 잡은 부동산 가격이 100달러에서 97로 떨어지면 자본금은 하나도 없어진다. 지금 부동산 시장이 추락하면서 자본금은 마이너스 상태다.

단 정부에서 보증을 ‘거부’한 것은 긍정적이다. 투자에 도덕적 헤이(모럴해저드)가 있으면 안된다. 잘못되면 정부에서 지켜주겠지 하는 것에 대한 경종이다.”

- 이번 사태로 금융위기가 끝난 것인가.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 더 많다. 신용도 더 나빠질 가능성 많다. 리먼에 이어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 최대 저축 및 대부 기관인 워싱턴 뮤추얼도 위험하다.”

- 파급효과는.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영향을 안받는 사람이 없다. 소비자는 돈을 쓰기 싫어하고 회사들도 긴축에 들어간다. 경제가 돌아가려면 ‘금융’이라는 산소가 필요하다. 결국 경기가 나빠질 것을 의미한다. 남가주 한인경제는 미국 경제와 한인경제 양쪽으로 영향을 받는다. 부동산, 증권 등에서 손해를 본 한인들이 생겨날 것이다.”

-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지금은 현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왕’이다. 돈을 벌기 보다는 가지고 있는 자산을 방어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금은 위험을 감수하며 투자할 시기가 아니다.”

UBS 제니주 부사장 '금융주 아직 바닥 아니다'

UBS의 제니 주 웰스 매니지먼트 부사장(사진)은 급락한 금융주에 대해 지금은 매수타임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주거용 부동산-상업용 부동산-금융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볼 때 금융주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것.

주 부사장은 “주거용 부동산이 탑이었던 것이 2005년이다. 부동산 경기가 10년 주기로 움직인다고 가정하면 2010년이 되야 바닥을 치게 된다. 주거용 부동산이 바닥을 친 후 상업용 부동산이 바닥을 친다.

상업용 부동산 경기의 탑은 2008년 1월로 5년 사이클을 보면 이제 하락이 시작이 시작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금융주 뿐 아니라 기술, 소비자 등 전체 섹터가 다 안 좋다고 설명한 주 부사장은 아무리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짜놓아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금융위기를 허리케인에 비교, “허리케인이 왔을 때 코까지 물이 차느냐, 발목만 젖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주 부사장은 섹터에 관계없이 배당금이 높은 회사에 투자해 배당금을 받으면서 다음 투자기회를 노릴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에 대비 과련 채권 상품이나 물가상승의 헤지상품인 금 투자자 유망하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금’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온즈당 750달러 미만으로 내려가면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스미스바니 어스틴 박 부사장 '투자 시기 판단 더 신중히

씨티은행 계열의 투자은행 스미스 바니의 어스틴 박 웰스 매니지먼트 부사장은 이번 리먼 사태를 “미국의 불확실성이 하나하나 제거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부터 지금이 금융주 투자 적기인지, 아니면 가지고 있는 금융주를 정리할 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다는 그는 “지금 행동을 결정하기 보다는 앞으로의 실적발표 결과를 주의깊게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박 부사장은 금융주가 많이 싸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이 적절한 투자기회인 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반 전 부터 시작된 금융주의 하락을 놓고 투자 적기라고 판단한 사람들이 큰 손실을 입고 있다”며 “정부가 금융계에 대한 부양책을 내놓는 것을 보고 투자시기를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이어 “100달러까지 치솟던 리먼의 주가가 휴지조각이 되면서 리먼 브라더스 임원들의 주가 손실액만 100억달러에 이른다”며 “수십년간 일하면서 자사주를 매입해 왔던 리먼 직원들이 은퇴가 힘들어지고 일자리도 위태해진 것은 같은 업종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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