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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휴~' 남몰래 가슴 쓸어내린 이승엽 아버지 이춘광씨

"얼마나 가슴 졸였던지…."

온 국민이 이승엽의 극적인 홈런 한방에 환호하던 22일.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린 이가 있었다. 바로 아버지 이춘광(65)씨.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최종 예선 때 현장에서 응원했던 이씨는 이번 베이징행에 동행하지 않았다. 시즌 내내 2군에서 통증과 싸우면서도 조국의 부름에 기꺼이 태극마크를 단 아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승엽은 막상 올림픽이 시작되자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부진에 빠졌다. 예선전 성적은 1할3푼6리(22타수 3안타). 아버지의 마음도 타들어갔다.

"죄인된 느낌이었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줬지만 나도 몰래 고개가 숙여지고 피하게 되더라."

21일 일본과의 준결승전. "밖에 사람이 볼까 무섭다"는 이씨는 집에서 홀로 TV를 켰다. 삼진 병살타 또 삼진. 이승엽이 처음 3타석에서 찬스 때마다 범타로 물러나자 아들만큼이나 아버지도 답답했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승엽이는 경북고 시절부터 2002년 한국시리즈 2003년 56호 홈런 2005년 지바 롯데 우승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등 가장 극적인 순간마다 강했다."

아버지의 기도는 베이징에 있는 아들에게 전달됐고 이승엽은 8회 결승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경기가 끝난 뒤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아버지 마음 고생 많이 하셨죠"라고 묻는 아들에게 이씨는 "고생이야 네가 더 많았지. 결국 해내줘 기쁘구나. 하늘나라에 있는 어머니도 많이 기뻐하실 게다"고 보듬어줬다.

정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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