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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볼트가 세운 기록, 볼트 자신만이 깰 수 있을 것'

그는 왜 위대한가…큰 보폭 무기로 사상 첫 100·200m 세계신

1m96㎝의 큰 키 100m를 41걸음에 내달리는 긴 다리.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의 키와 보폭은 그의 주무기다.

육상 남자 200m 결승이 열린 20일 베이징 국가체육장. 5번 레인의 볼트는 출발 직후 경쟁자들을 제치더니 곡선 주로를 채 빠져나오기 전 선두로 나섰다.

큰 키 때문에 스타트에서 불리하지만 볼트는 놀라운 속도로 스타팅 블록을 박차고 나갔다. 19초30.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마이클 존슨(미국)이 세운 세계신기록을 0.02초 단축했다. 100.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동시에 보유한 첫 선수가 됐다.

영국 BBC 해설자로 이 경기를 지켜본 존슨은 "키 큰 선수가 그렇게 빨리 스타트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곡선 주로에서도 폭발적으로 질주해 직선 주로에 접어들었을때 불과 10초쯤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은 자신이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세계기록을 수립할 당시 "20년 안에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하지만 12년 만에 자신의 기록이 깨지는 것을 목격했다.

경기가 끝난 뒤 자메이카육상연맹의 한 인사는 "볼트의 기록은 볼트 스스로 깨지 않는 한 당신들은 평생 기록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다

2002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 200m에서 볼트는 20초61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2004년에는 19초93을 기록 주니어 선수로는 처음 20초 벽을 깼다. 하지만 그 뒤 볼트의 기록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해 가을 글렌 밀스(59.자메이카) 코치가 볼트를 진단했다. 단거리 선수로는 부적합한 큰 키 탓에 머리와 어깨가 몸의 무게중심보다 뒤쪽에 있었다.

공기저항을 많이 받다 보니 볼트는 앞쪽으로 과도하게 발을 내미는 경향이 있었다. 보폭이 커지다 보니 발이 몸의 무게중심에서 많이 떨어진 곳에 닿고 몸이 많이 흔들렸다.

밀스는 100m를 40걸음에 달리던 볼트에게 41.5걸음에 맞추도록 했다.

볼트는 5월 뉴욕 리복그랑프리육상대회 100m에서 첫 세계신기록(9초72)을 세울 때 41.5걸음을 이번 베이징 올림픽 100m에서 세계신기록(9초69)을 세울 때 41걸음을 기록했다.

흔들림이 줄면서 긴 보폭은 강력한 무기가 됐다. 100m의 경우 보통의 선수들이 44~46걸음에 주파한다.

◇ 집념과 여유의 두 얼굴

2007년 볼트는 100m에 도전하고 싶어 했다. 밀스는 "200m 자메이카 신기록을 세우면 허락하겠다"며 조건부로 승낙했다.

볼트는 얼마 후 19초75를 기록 36년 묵은 기록(19초86)을 갈아치웠다. 볼트는 출발 직전 장난을 친다. 춤을 추듯 몸을 흔들고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리킨다.

1위가 확실하면 달리는 도중에 세리머니를 펼친다.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200m 결승에서는 100m 때와 달리 끝까지 질주했고 피니시 라인에서 가슴까지 내밀며 기록 단축의 의지를 보였다. 목표를 성취해야 직성이 풀리는 집념의 소유자다.

100m 결승 직후 볼트는 "경기 당일 낮에 치킨 너깃을 두 번이나 먹고 3시간 동안 잘 잤다"고 얘기했다.

200m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또 너깃을 먹고 또 잠을 잤다. 거짓말이 아니다"며 "코치가 말리는 바람에 너깃을 더 먹을 수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경기를 앞두고도 느긋할 수 있는 강심장의 소유자 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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