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008] 우리 생애 최고 '안타까운 1초' 여자 핸드볼, 노르웨이전 판정 눈물
'종료 뒤 골…명백한 오심' 한국 제소
한국은 21일 핸드볼 여자 준결승전에서 노르웨이에 28-29 한 점 차로 졌다. 한국 여전사들은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으나 종료 전 1초 때문에 울었다.
드라마였다. 한국은 전반 베테랑 오성옥(36)의 활약을 앞세워 15-14로 한 점 앞섰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전 초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연속으로 놓쳤고 역전을 허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힘이 좋은 노르웨이가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그래도 한국 여자 핸드볼의 '아줌마 투혼'은 승리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종료 1분을 남긴 후반 29분 25-28 3점 차로 뒤져 패색이 짙어질 때도 그랬다. 진짜 드라마는 이때 시작됐다.
한국은 안정화와 허순영이 연속 골을 성공시켰다. 1분 동안 거구인 노르웨이 선수들을 악착같이 따라다니며 실점도 막았다.
한국은 종료 30초 전쯤 27-28로 한 점 차까지 따라갔다. 그래도 시간은 노르웨이 편이었다. 노르웨이는 시간만 끌면 이길 수 있었다. 그런데 종료 15초 전 수비가 헐거워지자 슛을 시도했다. 슛이 실패하면서 한국에 천금 같은 기회가 왔다. 공은 상대 골문 앞으로 내달은 문필희에게 길게 연결됐고 그의 점프 슛이 노르웨이 골망에 꽂혔다. 28-28 동점. 종료 7초 전 터진 골로 연장이 거의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한숨을 돌리기에는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동점이 되어 어수선한 상태에서 속공을 한 노르웨이의 그로 하메르셍은 경기 종료와 거의 동시에 슛을 날렸고 공은 골망을 흔들었다.
하메르셍이 슛을 한 이후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렸다. 그러나 공이 골 라인을 넘기 전이었다.
한국 벤치는 일제히 일어나 "경기 종료 이후 들어간 골"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처음 항의를 할 때 '노골'을 선언했던 경기 감독관들은 주심 2명과 상의를 하더니 다시 골을 번복했다. 한국은 환호를 질렀다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28-29 한 점 차 한국의 패배였다.
임영철 감독은 "절대 노골이다. 노르웨이의 마지막 공격도 파울이었고 골을 넣은 선수도 오버스텝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선수단은 경기 직후 준결승 패배 판정에 대해 국제핸드볼연맹(IHF)에 공식으로 소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한국선수단이 국제핸드볼연맹(IHF)에 제기한 판정불복 소청은 기각됐다. IHF는 21일 소청을 심의한 결과 한국의 이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정을 대한핸드볼협회 에 전자우편으로 전달해왔다.
한국 선수들은 눈시울이 벌게지도록 울면서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벤치에 앉아 30분이 지나서야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최고참 오성옥은 눈물을 흘리며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임영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냐'고 묻자 "대회가 아직 안 끝났는데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꼽으라고 하면 주저없이 우리 핸드볼 태극 여전사 14명을 선택하겠다. 눈물이 날 정도로 열심히 뛰었고 포기는 없었다.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한국은 헝가리와 22일 오후 10시30분(LA시간) 동메달을 다툰다.
베이징=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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