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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강사 주상현씨 1년 서울 체류기···'동포 강사' 인기 실감, 대기원 사원 안부러워

2년 더 연장할 만큼 '만족'…'교통 체증' 이 가장 힘들어

"굿모닝 에브리바디(Good morning everybody)?"

"굿모닝 티쳐(Good morning teacher)."

지난달 23일 오후 2시. 강남 서초동에 위치한 파고다 학원 4층 413호. 이곳 영어강사인 주상현(23)씨가 인사말을 건네자 강의실은 활기로 가득 찬다.

주씨는 요즘말로 인기 상종가인 '동포강사'. 이중언어 습득 경험이 있어 원어민 강사보다 더 선호된다는게 주변 설명이다. 주씨는 워싱턴주에서 손꼽히는 명문 뉴포트 고교를 거쳐 워싱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새로운 경험을 찾던 주씨에게 한국에 미리 와 있던 친구들이 적극 권유해 성사됐다.

"한국말도 잘하게 되고 다양한 문화 체험도 하고 여친(여자친구)까지 사귀었으니 이걸 일석삼조라고 하나요?"

6살에 미국에 이민 온 주상현씨는 중학교 때까지 한국어를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주씨 부모는 이민 오자마자 세탁소에서 편의점 다시 주유소로 사업을 바꾸며 바쁘게 생활했다. 이런 이유로 한국어가 어눌했던 주씨는 이번 한국 방문으로 상당히 유창한 수준까지 오르게 됐다.

주씨는 1년 2개월이 지난 지금 한국 생활을 '대만족'이라고 엄지를 치켜든다. 딱 1년만 있으려던 계획도 바꿔 2년을 더 머물 예정이다.

주상현씨가 일하고 있는 파고다 학원은 서울 영어학원 양대 산맥 중의 하나.

지난해 통계를 보면 파고다 학원은 종로.강남점을 합해 500여명의 영어 강사가 일하고 있다. 타언어 강사 30여명와 원어민 강사 105명을 빼면 나머지 360여명 영어강사 중 40%가 재외동포 출신이다. 즉 150여명에 달한다.

주상현씨가 하루 8시간 강의하고 한달에 벌어들이는 수익은 300~350만원. 웬만한 대기업 일반사원 연봉 수준이다. 원룸 렌트비로 60만원이 나가고 밥값도 꽤 든다. 그래도 술 마시고 크게 노는 타입이 아니라면 돈도 꽤 모을 수 있단다. 주씨는 나이트가 즐비한 강남지역에서 1년동안 딱 한번 가봤다고 한다.

주상현씨는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계획하는 미주 한인들에게 "제대로 된 학원과 지역을 잘 선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영어를 구사한다고 해서 다 좋은 교사가 아니다"라며 "문법 지식으로 무장한 한국 학생을 논리적으로 이해시키려면 체계적인 영어 공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문법지식이 엄청난 한국학생들이 대부분 읽고 쓰고 듣는 데 집중돼 있어 실제 말할 기회가 되면 '얼어버리는'(freeze) 경우가 자주 있다"며 "실수가 편안해 지도록 강사가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씨가 1년이 넘게 서울에 있으면서도 아직 적응 못하는 것이 바로 교통체증. 아침마다 대중교통 이용은 바로 '전쟁지역(war zone)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주씨는 "지옥철을 이용하려면 단단히 맘을 먹고 오라"며 웃는다.

최상태 기자 st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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