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메달리스트들 영광은 잠깐
이직 후 우울증·약물 복용 후유증
방에는 피아노 한 대가 있었다. 멋진 야경을 보면서 쇼팽의 야상곡이라도 한 곡 치고 싶었다. 하지만 바람에 불과했다. 피아노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
대신 제너는 그날 밤 금메달 수확의 달콤함과 이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다는 황폐함에 시달렸다.
메달을 따낸 후 엄습하는 이같은 모순된 감정은 비단 제너에게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18일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메달리스트들이 운동을 그만둔 후 이직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심각한 공황 장애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1982년 체코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163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과 17%만이 은퇴 후 이직한 직업에 만족감을 느꼈다고 한다. 나머지는 우울증이나 약물남용에 시달렸다.
또 스티븐 운게르라이더 박사팀이 1997년 수영 하키 펜싱 등 12개 종목에 참가한 미국 올림픽 선수 57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약 40%가 올림픽 후 매우 심각한 문제를 겪었다고 답했다.
물론 일부는 이직에 성공해 성공적인 삶을 누리기도 한다. 1980년 겨울올림픽 5관왕인 에릭 하이든은 외과의사로 변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반면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금메달리스트 옥사나 바이울(우크라이나)은 알코올 중독 등 여러 문제를 겪으면서 힘든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88서울올림픽 4관왕인 미국 '다이빙의 전설' 그레그 루가니스는 "모든 것을 올림픽에 초점을 맞춰 생활하다 보면 가족 직업 취미 활동 등 포기해야 할 가치들이 너무 많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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