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이정준, 한국 트랙 첫 2회전 진출···110m 허들 준결 도전
'여자허들 1인자' 이연경과 '사랑의 허들' 넘어 연인돼
스타트 총성과 함께 이정준(24.안양시청)이 있는 힘을 다해 넘고 달렸다. 13초65 5위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3초56)에 못 미쳤다.
이정준은 대기실로 내려가 이정호 코치와 다른 조 예선을 지켜봤다. 각 조 1~4위를 뺀 나머지 선수 중 상위기록자 8명이 2회전에 오른다.
마지막 조인 6조 경기가 끝나자 이 코치가 소리쳤다. "정준아 통과다!" 가슴을 졸이던 이정준은 그제야 활짝 웃었다. 미약하지만 한국 육상이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이정준은 26위로 32명이 겨루는 2회전에 진출했다. 한국 육상이 올림픽 트랙종목에서 1회전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도로경기에서는 메달리스트(남자 마라톤 황영조.이봉주) 필드경기에서는 결선 진출자(남자 멀리뛰기 김종일 여자 높이뛰기 김희선)까지 배출했지만 트랙은 불모지였다.
2회전은 19일 오전 5시45분(LA시간) 열리며 이정준은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인 다이런 로블레스(쿠바) 바로 옆 레인에서 뛴다.
◇열매 맺어가는 투자=이정준은 지난해 소속팀인 안양시청의 지원으로 중국에 건너가 8개월간 류샹(중국)과 함께 훈련했다. 류샹이 뛰는 모습 넘는 모습을 지켜보고 따라 하며 기량을 키워갔다. 올해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6개월 가까이 훈련했다.
이정준은 "중국에서는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몸으로는 느는 모습이 안 보였다. 그런데 일본 전지훈련을 갔을 때 중국에서 배웠던 것들이 몸에 붙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정준은 "2회전에서는 한국기록을 세우면서 준결승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얘기했다.
◇사랑은 허들을 넘으며=이정준은 허들 커플이자 한국기록 커플이다. 이정준의 연인은 여자 100m허들 한국기록(13초23) 보유자 이연경(27.울산시청)이다. 육상 선후배로 시작한 두 사람은 2년 전부터 연인이 됐다. 이연경은 한국 허들의 철녀로 이름이 났지만 기준 기록에는 미치지 못해 이번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이정준은 "연경인 심리적인 부분에서 늘 도움을 주는 나의 정신적 지주"라고 표현했다.
베이징=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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