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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아들아 널 위해서라면'…미 권투 선수 암 투병 아버지

생명 바친 응원 '잔잔한 감동'…부모 이맇은 선수들 눈물 사연 잇따라

'너를 위해 매일 아침 일어나겠다.'

베이징 올림픽에 미국 대표팀 75kg급(미들급) 권투선수로 출전한 숀 에스트라다(23.사진)의 글러브에 적혀 있는 글이다. 평범한 글 같지만 심장 신장 간 등에 암세포가 퍼진 아버지가 써 놓은 글이라면 '비장한 각오'도 될 수 있다.

숀의 아버지인 후안 에스트라다(64)의 평생 꿈은 아들이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 재단사이면서 전직복서인 그는 병마 때문에 소중한 꿈을 접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올림픽 기간 중 아들을 매일 아침 일어나 응원을 하기로 한 것이다.

숀은 지난 9일 1회전(32강전)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를 꺾었다. 승리후 인터뷰를 통해 "지금쯤 아버지가 기뻐서 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그 기쁨은 TV를 타고 병원침상에 누워있는 후안의 가슴에 담겨졌다.

그러나 후안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갔다. 부담감이 컸기 때문일까. 숀은 16일 2회전에서 영국선수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 사실을 몰랐다. 혼수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올림픽에 선 아들을 자랑스럽게 지켜 봤던' 아버지는 결국 다음 날 새벽 영원히 눈을 감았다.

숀은 아버지 부음에 "아버지는 내가 링 위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항상 기뻐하셨다"며 "아버지가 원하는대로 훌륭한 복서가 될 것이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 양궁 남자대표 박경모 선수의 '사부곡'도 한인들의 가슴을 적셨다. 그의 아버지는 올림픽 직전인 지난 6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개인전 결승에서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박 선수는 의연하게 미소를 지었지만 끝내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라 울컥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는 "영전에 금메달을 바치기로 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중국 여자 공기권총에서 금을 딴 궈원진의 사연도 중국인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궈원진은 "올림픽에서 활약하면 실종된 아버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아버지를 향한 딸의 마음을 전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있다.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이재진 선수와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건 황지만은 제일 먼저 어머니를 떠올렸다.

1년 6개월 동안 암투병하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고교 2학년때 전지훈련을 하던 중 들었던 황 선수는 메달을 목에 걸고 "이런날 어머니가 계셨으면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생명을 다한 '자식 응원'과 이에 보답하려는 '효도'는 베이징 올림픽을 감동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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