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008] 종목 바꿔 '금'…로메로 위업
조정서 사이클 전향
로메로는 17일 베이징 라오산벨로드롬에서 열린 여자 개인추발 3000m에서 3분28초321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조정 쿼드러플스컬 은메달에 이어 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1896년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이래 종목을 바꿔 금메달을 딴 여성은 로메로가 처음이다. 독일의 로스비타 크라우제는 1968년 수영에서 은메달을 딴 뒤 1976년 핸드볼서 은메달을 딴 적이 있지만 금메달은 따지 못했다.
남자의 경우도 스웨덴의 스벨 토펠이 1928년에서 1948년까지 펜싱과 근대 5종에서 금은 동메달을 하나씩 목에 걸기 전까지는 한 차례도 없던 일이다. 로메로의 기록이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사이클 페달을 처음 밟은 지 2년 만에 따낸 금메달이라는 점이다.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조정 선수로서 미래가 밝던 로메로는 조정에 싫증을 느낀데다 부상을 입은 2006년 사이클에 입문했다. 대학에서 받은 학위를 활용해 취직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우연히 친구를 통해 영국 사이클 대표팀 감독을 알게 된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감독으로부터 테스트를 제의받고 자전거를 처음 탄 로메로는 사이클을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영국 사이클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여자 도로독주 우승을 거머쥐는 소질을 보였다.
6개월 뒤에는 트랙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추발에서 준우승해 주위를 놀라게 하더니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추발에서는 금메달을 따내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음료 광고에서 옷을 모두 벗은 채 자전거에 오른 사진을 찍으며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던 로메로는 이로써 누드 광고 뿐 아니라 조정과 사이클에서 보인 실력으로도 화제의 중심에 오르게 됐다.
로메로는 "나는 사실 어떤 운동에도 정말 뛰어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이클에 소질이 있다고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마술같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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