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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금빛 투혼뒤엔 그들이 있다···박태환에 전복죽, 최민호 곰국

태릉 '도시락팀' 현지서 땀 뻘뻘

그들은 선수들보다 늦게 잠든다. 그리고 선수들이 깨어나기 전 일어나 밥을 지으며 메달을 준비한다. 박태환(단국대)이 우승한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은 베이징 시간으로 오전 10시에 열렸다. 아침식사가 부담스러웠던 박태환에게 방금 쑨 전복죽이 배달됐다.

평소 체중이 65㎏인 유도 남자 60㎏급 최민호(KRA)는 체중 감량으로 경기를 앞두고 체력이 떨어졌다. 매일 아침 그의 식탁에는 진하게 끓인 곰국이 전해졌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식당을 찾을 수 없는 양궁 선수들은 매일 도시락을 두 개씩 들고 양궁장으로 간다.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실어준 도시락이다.

베이징 시내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의 한 아파트에서 올림픽 개막 전날인 7일 선수단을 위한 식당이 문을 열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이 편한 시간에 들러 한국 음식을 먹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훈련 때문에 바쁜 선수들은 식당에 들를 짬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게 도시락 배달이다. 식당에서 선수촌까지 배달은 대한체육회 직원들의 몫이다.

올림픽 선수촌의 국적 불명 음식에 질린 선수들의 주문이 쇄도했다. 태릉선수촌에서 파견된 조성숙 영양사와 우숙희 조리사, 현지 고용인 3명이 매일 150인분의 도시락을 싼다. 매일 소비되는 쌀만 20㎏이다.

준비를 위해 이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난다. 아침 주문을 소화하고 나서는 저녁 때까지 식당을 직접 찾는 선수들을 챙긴다. 그러고는 또다시 내일 쓸 부식거리를 준비한다. 그러다 보면 밤 11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다.

연습 상대 해주는 펜싱 코치진…계속되는 훈련에 피까지 흘려

'작은 거인' 남현희가 베이징 올림픽 펜싱 플뢰레 개인전에서 한국 여자펜싱 사상 첫 메달을 따기까지 흘린 땀의 양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 남현희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리고 심지어 피까지 쏟은 사람이 있다. 펜싱 대표팀 코칭스태프다. 남현희를 지도한 김상훈 플뢰레 코치를 비롯해 심재성(남).조희제(여) 에페 코치 이석 사브르 코치까지 이들이 흘린 땀은 선수들의 서너 배다.

지난주 펜싱 훈련이 진행된 베이징 올림픽 펜싱홀 연습장. 훈련 직전 김상훈 코치는 몸을 풀더니 두 겹의 보호복을 입고 얼굴에는 마스크(안면보호대)를 썼다. 플뢰레 대표는 남현희와 정길옥(강원도청) 최병철(화성시청)까지 3명. 김 코치는 남현희부터 레슨을 시작했다.

남현희는 쉴 새 없이 찌르고 김 코치는 쉴 새 없이 찔린다. 30분간의 레슨이 끝나자 남현희는 땀에 젖은 보호복을 벗고 스트레칭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 코치는 마스크를 올려 땀을 닦고는 이번엔 정길옥과 맞섰다. 또다시 30분간 레슨이 진행됐다. 끝이 아니다. 가장 힘든 최병철 차례다. 훈련 시작 1시간30분 만에야 땀으로 무거워진 보호복을 벗고 숨을 돌렸다.

코치들은 땀을 흘리면서도 머릿속으로는 한국 선수와 맞설 상대 선수의 특징을 그린다. 남현희와 맞설 때는 조반나 트릴리니나 발렌티나 베잘리(이상 이탈리아)처럼 움직인다. 13일 남자 개인전을 치르는 최병철을 대할 때는 안드레아 발디니(이탈리아) 또는 페터 요피흐(독일)의 스타일을 최대한 살린다.

남현희가 그간 절대 약세였던 트릴리니를 준결승에서 잡고 결승에서 베잘리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코치들의 이 같은 대역 훈련 덕분이다.

남현희의 경기 전날인 10일에는 훈련 도중 김 코치가 남현희의 칼에 옆구리를 찔렸다. 훈련을 마치고 선수촌 숙소로 돌아와서야 속옷에 피가 밴 것을 발견했다. 피를 닦는 김 코치의 모습을 옆에서 본 누군가 "내일 (남)현희 경기인데 좋은 조짐"이라고 했다. 11일 경기 직후 김 코치는 "피 흘린 보람이 있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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