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오는 '수단 슈바이처' 이태석 신부···'예수님께 하듯 그들에게 한다'
성령쇄신대회서 강의
- 남수단은 많은 한인들에게 낯선 곳입니다. 남수단은 또 신부님이 계신 톤즈는 어떤 곳입니까?
"수단은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북쪽엔 무슬림 정부군의 통치하에 많은 아랍인들이 살고 있고 남쪽은 대부분이 아니미스트 아니면 크리스천으로 본토 흑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남과 북의 경제 수준 차이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30년 전 남수단의 흑인들이 반군을 형성해 내전이 시작되었다. 2005년 평화협정과 함께 종식된 25년간의 긴 전쟁으로 많은 것들이 파괴됐습니다."
-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아는데 신부님이 계신 톤즈의 사람살이는 어떻습니까?
"전쟁 뿐만 아니라 뜨거운 열대성 기후와 황폐화된 사막으로 직접 보지 않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합니다. 전기와 전화시설은 물론 라디오 TV 등 문화시설이 전무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한 두 끼로 연명하고 있고 영양실조와 의약품 부족으로 말라리아 감영성 질환 결핵 한센씨병 등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톤즈는 남수단의 남서부쪽에 있는 작은 타운으로 인구는 5만 정도."
- 하루 일과는 어떻습니까?
"아침 6시에 일어나 다른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140여 명의 기숙사 아이들과 함께 아침기도와 미사를 드립니다. 아침식사를 한 후 8시 30분부터 병원으로 가 진료를 시작합니다. 중3과 고1 수학을 가르치고 있어 수업이 있는 날엔 오전 진료를 그만두고 학교에 갑니다.
그리고 짬 나는 대로 건물 공사장(기숙사 초등학교 분교 공사 고등학교 건립 등) 감독도 합니다. 점심 식사 후 잠시 휴식하고 아이들 음악(밴드부와 그룹사운드)을 가르치고 5시 이후엔 농구나 축구 등 게임을 합니다. 저녁기도와 저녁식사 후 다시 병원으로 가 응급환자가 오면 치료하고 환자 대기실의 전등 밑에서 학생을 학습지도합니다. 10시 반이나 11시에 방으로 돌아와 12시 쯤에 취침합니다."
- 음악을 배운 것도 의사가 된 것도 서른일곱 늦깍이로 사제가 된 것도 다 남수단에 가기 위해서 그랬던 것처럼 보입니다. 왜 남수단인가요?
"선교사가 되기로 마지막 결정을 내리기 전에 아프리카를 직접 보고 싶어 로마에서 신학을 공부하던 중 1999년 여름방학 때 잠시 케냐를 다녀간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마침 남수단에서 선교하시던 인도에서 오신 제임스 신부님을 케냐에서 만났는데 그 분의 권유로 전쟁 중이던 수단을 열흘 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남수단이 세상에서 제일 가난하고 가장 버림받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 생각했고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는 것이 바로 예수님에게 해준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 좌절도 없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있었다면 어떻게 이겨냈는지.
"솔직히 말해 좌절한 적은 없었던 것 같고…아마 좌절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전쟁 중에 이 곳에서 무언가를 계속 퍼주어야 하는 삶이었기에 6개월 정도 살다 보면 육체적으로(몸무게가 보통 6~7 킬로그램 빠짐) 심리적으로 많이 지치게 됩니다.(버틸 수 있는 한계 상황 같습니다). 이땐 모든 것에서 손을 놓고 인근 케냐의 나이로비로 나가 2~3주 정도 쉬면서 재충전을 하고 돌아오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 그 곳에 가신 게 2001년입니다. 나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가진 것 열 중에 하나를 나누어 주면 십 분의 일이 줄어듭니다. 수학적인 나눔은 양이나 숫자가 작아지게 하는 것이지만 하느님의 가르침인 하늘나라의 수학에서 나눔은 곱셈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 모든 것이 열악한 그 곳에서 하느님은 어떻게 존재하고 계십니까?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그만큼 은총도 크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 곳의 상황이 열악하면 열악할수록 이 곳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이 크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많은 것들이 부족할수록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이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 지금 신부님의 가장 간절한 기도는 무엇입니까?
"전쟁의 종식과 세계 평화가 내가 매일 바치는 간절한 기도입니다."
- 성령대회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십니까?
"사실 성령대회의 경험이 없어 조금 두렵습니다. 아프리카의 한 부시맨이 미국에 살고 있는 수천명의 성령 전문가들 앞에서 강의를 한다는 것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 같고 무엇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많이 망설여집니다.
성령에 대한 특별한 메시지를 준다기보다 이 곳의 나의 삶을 함께 나눔으로써 나와 이 곳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있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성령을 그들이 직접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안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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