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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박주영 도우미' 가 필요해

잘 싸웠다. 하지만 너무 아쉽다. 카메룬을 맞이한 박성화팀은 평가전 때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과테말라.코트디부아르.호주를 상대로 부담 없이 치른 평가전에서는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상대가 소극적으로 경기에 나서 미드필드를 거치는 패스 플레이도 원활했다. 이것이 평가전 3연승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달랐다. 카메룬은 최전방 공격수부터 수비에 적극적으로 덤벼들었다.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평가전과는 다른 답답한 양상의 경기가 된 것은 이 때문이었다.

결국 공을 잡으면 빈 공간을 향해 달려나가는 박주영에게 롱패스를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주영이 공을 잡아도 옆에서 도와줄 미드필드가 부족해 고립되는 상황이 속출했다. 또 평가전 때는 양측 풀백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지만 카메룬을 상대로는 너무도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아직 낙담을 하기엔 이르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경기이기도 했다. 카메룬은 우승 후보답게 힘이 넘치고 체력이 강하며 태클 범위도 아주 넓어 상대하기가 매우 힘든 팀이었다. 이 정도로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나간 것만 해도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체력적으로도 한국은 카메룬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박주영이 골을 터뜨린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박성화 감독의 말처럼 박주영은 최근 들어 드리블과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전성기 때만큼 좋아졌다. 한가지 부족했던 것이 득점이었다.

이번 골로 자신감을 되찾으면 박주영이 완전히 되살아날 수 있다. 박주영이 더욱 위력적이려면 그를 지원하는 미드필더가 있어야 하는데 카메룬전에서는 온통 수비에만 전념했다.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공격을 만들어줄 섬세한 친구가 없을까' 하고 안타까웠다.

다음 상대는 온두라스를 3-0으로 크게 이긴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다. 빗장 수비의 대명사답게 수비가 탄탄한 팀이다. 그러나 이날 온두라스전에서 느낀 인상은 3-0 승리만큼 강해 보이지 않았다. 이탈리아 공격을 끊는 순간 재빠르게 역습으로 공략한다면 충분히 허점을 파고들 수 있다.

황선홍 본지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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