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시선 꽂히는 류샹·펠프스…'금 따야 본전…쌓인다 쌓여'
부담감에 스트레스 받는 우승 후보들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과도한 기대가 짐이 되어 그들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선수는 단연 중국의 유일한 육상 금메달 후보 류샹이다. 중국 최고의 스타는 야오밍이지만 중국 농구는 메달을 따기가 쉽지 않아 중국인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류샹의 다리만 쳐다보고 있다. 중국인들은 류샹이 남자 110m 허들에서 2004년 아테네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해 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데이런 로블스(쿠바)가 류샹의 종전 세계기록을 깨면서 13억 중국인은 걱정이 태산이다. 일부 중국인은 벌써 류샹의 패배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에는 '류샹이 금메달에 실패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토론도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류샹의 부담감은 그 어느 선수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류샹이 상하이 제2체육학교에 다닐 때부터 지도해 온 쑨제 교감은 "류샹은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느 선수들과 달리 그런 부담을 잘 견딜 줄 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류샹의 부모는 "지인들로부터 이런저런 조언들을 듣지만 솔직히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자국에서 열린 시드니 올림픽 여자 육상 400m에서 금메달을 땄던 캐시 프리먼(호주)은 "내가 류샹에게 해줄 수 있는 얘기는 긴장을 풀기 위해 '반복해서 크게 숨을 쉬라는 것'뿐"이라고 조언했다.
수영 8관왕을 노리고 있는 마이클 펠프스(미국)도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마크 스피츠의 올림픽 7관왕을 깨는 것에 도전하는데"라고 묻자 "나는 '(스피츠의) 기록을 깨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내 목표가 무엇이라고 공언한 적도 없다. 내 목표가 뭔지 아는 사람은 밥 보먼 코치와 나뿐이다. 나는 그저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며 슬쩍 발을 뺐다. 대기록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징표다.
한국에서는 역도 장미란의 부담감이 가장 크다. 라이벌 무솽솽의 불참으로 한국 언론은 물론 외신도 그의 금메달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장미란이 입국 날짜를 8일에서 7일로 변경한 것도 언론의 노출을 최대한 피해보기 위한 조치였다. 역도협회 관계자들은 "여자 +75㎏급의 경기가 열리는 16일까지 '장미란 엄중 보호령'이 내렸다"고 전했다.
사격 여자 공기소총에 출전하는 김찬미와 김여울의 부담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금메달 유력 후보는 아니지만 올림픽 첫 금메달이 나오는 종목이라서 은근한 기대와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찬미는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오직 내 점수만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경.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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