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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사라지는 꿀벌···한인양봉업자들 '벌벌 떨어요'

수 년사이 개체 수 30~40%나 감소···'벌 구하기 별따기' 벌통 도둑도 극성

LA한인타운에서 북쪽으로 75마일 떨어진 필랜.

그곳에 가면 한인이 운영하고 있는 양봉농장이 있다. 10에이커 규모의 아담한 벧엘 농장.

이 농장의 주인장은 양봉 경력 55년차인 정병호씨(70). 고교를 졸업하자 마자 벌통을 만져 온 그는 1990년 미국땅을 밟자마자 '천직'인 양봉을 시작했다.

이민후 18년동안 양봉 밖에 모르고 살았지만 요즘 만큼 꾸려나가기가 어려운 적은 없다. 5공시절 양봉이민 추진 단장을 맡아 아르헨티나로 갔다가 5년간 죽도록 고생한 기억보다 더 무서운(?) 일이 수년새 벌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는 것.

정병호씨는 "2년전부터 꿀벌 수가 30~40% 가량 줄었다"다며 "양봉으로만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어 대추 달래를 함께 심고 있다"고 말했다. "꿀벌은 양봉 하는 '종자'인데 이유없이 사라지니 걱정"이라며 정씨는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정씨는 또 "몇년 전만 해도 벌을 대량 구입하기 쉬워 벌통만 있으면 됐는데 최근 몇년 새는 벌 파는 상인마저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발렌시아에서 '황보성벌꿀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황보성씨는 이보다 심각하다.

그는 "벌들이 들어오질 않아 벌통이 텅텅 비고 있다"며 "2~3년새 120여통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빈 통이다."이라고 덧붙였다.

1통에는 보통 5만 마리의 벌이 들어있다.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꿀벌의 집단 폐사장애(colony-collagpse disorder:CCD)'라는 원인 미상의 질병에 한인 양봉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CCD는 꿀벌이 벌통에서 죽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꿀을 채취하러 나간 벌이 돌아오지 않는 현상을 가리킨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돼다보니 벌이 들어있는 벌통을 훔쳐가는 도난 사건까지 생겨나고 있다.

황보성씨는 "최근들어 9통 6통 두차례에 걸쳐 벌통을 도난맞았다"며 "수십년간 벌을 쳐왔지만 벌통을 도둑맞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 전국의 상업 양봉장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2006년에 미국 양봉업자들은 평균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꿀벌 집단 중 31%를 상실했으며 2007년에 그 비율은 36%로 늘어나 있다.

개별 꿀벌 집단을 구성하는 개체 수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 2006년의 경우 적게는 30% 심한 경우 90%에 이르는 개체수 감소가 이뤄졌다.

1940년대에 미국에는 꿀벌 집단이 500만개 정도 있었지만 현재는 250만개 가량으로 줄어든 상태다.

최상태 기자 st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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