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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모르는 명품 '매출 쑥쑥'…싼제품 많아지고 투자 목적 늘어나

달러화 약세로 관광객 구매도 늘어

불황이 명품을 비껴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서도 명품 브랜드 매출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26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내 보석이나 스위스 시계 프랑스 스카프 등 명품 브랜드 판매 실적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에르메스는 지난 2분기 미국내 매출이 10% 늘었고 까르띠에와 몽블랑을 보유한 CFR도 같은 기간 미국시장 내 판매가 6% 증가했다. 버버리 그룹의 미국 내 판매는 27%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최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LVMH그룹의 경우 그룹 전체 이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루이뷔통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시계 제조업체인 파텍 필립은 올해 모든 재고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에르메스의 재무.행정 담당 미레이유 모리 전무는 "미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줄이면서 대신 여행 경비를 명품 구입에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내 부자들의 소비 여력은 이번 경기 침체에 큰 타격을 입지 않았고 달러화 약세로 미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지갑이 두툼해지면서 명품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명품 브랜드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넥타이 스카프 향수 등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싼 제품을 많이 내놓고 있는데다 젊은 부유층의 경우 투자 개념으로 명품을 구입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도 명품 매출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 중국 러시아 같은 고성장 시장에서도 비슷한 명품 매출의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미국과 유럽 경제의 부진이 계속되면 이같은 명품 매출의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1.6%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심각한 경기 침체의 위험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도 올해 유로존의 성장률을 1.8%로 예측하는 등 유럽도 경기 침체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 있는 상태다.

이에따라 명품 브랜드들은 신흥시장 개척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시장의 명품 매출은 전세계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했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2%에 그치며 18%의 성장세를 보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나 12%를 기록한 유럽과 대조를 보였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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