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Mom' 대신 '엄마'…'풋볼 영웅' 하인스 워드
어버이날 본국 TV 출연
25년 전 엄마 품 속에서 배운 '산토끼'를 정확한 발음과 음정으로 불렀다. '검은 빛깔의 위대한 한국인' 하인스 워드다. 미 프로풋볼 수퍼보울의 MVP인 워드는 한국 '어버이 날'에 다시 엄마 품 속의 어린 아이가 됐다. 엄마 김영희씨에게 맘(mom)이 아닌 "엄마"라고 불렀다.
김영희씨와 하인스 워드가 9일 한국 TV 한 프로그램에 나란히 등장 슬픈 추억과 가슴 저리는 사랑을 소개했다.
어머니 김영희씨는 "한국말을 '안' 가르친 게 아니라 '못' 가르쳤다"고 말했다. 시간이 없었다.
"미국으로 건너간 후 한달 만에 남편과 헤어졌다. 당장 생활을 위해 일을 닥치는 대로 하기 시작했죠. 직장 3개를 다니면서 하루에 2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비행장 기내식당 공장 식료품 가게 등 궂은 일을 몇개씩 강행하며 끼니를 이어 갔다. 가만히 있으면 아들과 함께 거지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새벽 4시면 일터로 향하던 탓에 혼자 등교를 해야하는 아들이 늘 마음에 걸렸어요. 걱정돼서 집에 전화를 하면 워드는 언제나 학교에 나간 후였어요."
아들은 어머니의 피눈물나는 고생에 '성실'로 보답했다. 워드는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했다.
어려운 가정 환경은 어린 워드를 철들게 했다.
"제가 10살 때 집에 전기가 끊겼어요. 어머니는 당시 미국 청구서 보는 일도 모르셨고 저는 전화를 걸어 사정을 해야 했어요. 고등학교 졸업 파티 때는 다들 파티복과 정장을 잘 차려입는데 어머니가 힘들게 버신 돈을 하루 아침에 써야 한다는 사실이 싫어 아예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엄마도 그 당시를 기억하며 목이 메이다 결국 뜨거운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다른 사람이 우리 집에 와서 전기를 켜면 '우리 엄마 힘들어져요'라고 말하며 온 집안을 캄캄하게 만들 정도로 제 고생을 먼저 헤아리는 아이였죠. 프롬파티 때 내가 '인생에 한번 뿐'인 추억인데 참석하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내 말을 듣지 않았어요."
워드는 이날도 자신의 승리와 영광은 모두 '어머니 몫'이라고 말했다. 아예 "어머니는 제 전부"라고 말했다. 그리곤 착한 눈망울엔 눈물이 고였다.
'엄마'는 영웅에게도 '종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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