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 이야기' 퇴출 앞장 김도원씨 '누군가 해야 할일 했을뿐'
부교육감 1대1 면담 정책전환 이끌어···6월부터 ABC교육구 교재서 제외
"한국인이 피난길 일본인을 강간하고 폭력까지 행사했다는 내용을 버젓이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니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책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조목조목 짚어 설명했지만 아들은 '학교에서 잘못된 것을 가르칠리가 있냐'면서 아버지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민족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김씨는 다음날 학교를 찾아갔다. 직접 교장을 찾아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다행히 교장이 열린 마음으로 대해줬어요. 교육구에 연결해주더라고요. 두렵고 떨렸지만 당당하게 할말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달 초 부교육감을 만나 1대1 면담을 진행했다. 학교 당국은 '그 책에 문제가 있는 줄 몰랐다'며 정책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구측은 지난주 요코 이야기를 교재 배급목록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관련 부교재.참고서 정리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는 완전히 교재 지위를 잃는다.
▶미국 사회를 바꾸는 '평범한 학부모'= 김씨가 나서서 교육당국의 정책 방향을 바꾼 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99년 LA에 거주할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들에게 특정종교 의식을 강요하는 학교 당국을 찾아가 항의해 결국 공식사과를 받고 시정 조치를 얻어냈다.
김씨는 노워크 산업단지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하브라 경찰 총격으로 숨진 마이클 조 사건 진상규명운동에 동참 촛불집회에 자녀들을 데리고 나섰다. 이렇게 열성적인 사회참여를 이어가는 동안 사업상의 손해도 있었다.
"아내한테 주기적으로 핀잔을 들어요. 그런데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 잖아요? 아무도 안 나서면 미국에서 한민족의 역사는 일본인을 단체로 핍박한 민족으로 고착되고 말 것이니까 말이죠."
오종수 기자 joneso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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