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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단 '김성호·이종찬씨 삼성 돈 받아'…당사자 'BBK 같은 허위 주장…법적 대응'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5일 김성호(58)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와 이종찬(62) 청와대 민정수석이 삼성그룹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 상계동 수락산 성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다.

사제단은 또 삼성증권 사장을 지낸 황영기(56) 전 우리은행장에 대해 “금융기관의 본질인 공신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삼성의 비자금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관리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사제단 대표 전종훈 신부는 “이종찬 민정수석은 삼성의 관리 대상으로 평소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현직 고검장 신분으로 삼성 본관을 방문해 여름 휴가비를 직접 받아갔다”고 밝혔다. 김성호 후보자에 대해서는 “삼성의 관리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금품을 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전 신부는 “당사자들은 공직을 거절하고 사퇴하길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사제단은 의혹을 제기한 근거에 대해 “김용철 변호사가 증언해야 할 문제이며 증언의 증명력은 수사기관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사제단은 “오늘 발표한 내용은 명단을 최소화한 것”이라며 추가 명단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이날 회견 내용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후보자는 “김용철 변호사나 삼성 측 관계자로부터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일이 없다.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 시점에 맞춰 허위 사실을 무분별하게 폭로한 것은 사정라인과 국가 정보라인을 무력화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찬 민정수석은 “막연한 소문이나 추측에 근거한 폭로성 주장이라는 점에서 ‘BBK 사건’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특검이 수사 중이므로 수사 결과가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며 “정부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민정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는 만큼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자체 조사 결과 이들이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황영기 전 회장은 “사제단의 주장은 허무맹랑한 것으로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계좌의 개설은 영업점의 가장 기초적이고 실무적인 일로서 은행장이나 사장이 개입하거나 지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사실 무근으로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특별검사팀 윤정석 특검보는 “내용을 검토한 뒤 향후 방침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련·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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