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 수사 돌입 '이명박 특검' 관전 포인트…정호영 'BBK 특검'
최대 수사 관전 포인트는 이 당선인 소환 여부
초단기간 수사에 동행명령제라는 효율적인 `수사 수단'이 없어져 일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떠오르는 권력'인 이 당선인이 직접 수사 대상인데다 수사 결과가 향후 국정 운영과 4월 총선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특검 수사팀 행보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뭘 수사하나 = ▲BBK 등을 이용한 주가조작(증권거래법 위반)과 횡령ㆍ배임 의혹 ▲서울 도곡동 땅과 ㈜다스 지분 보유(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허위 재산신고(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상암 DMC 부지 불법 배정 의혹 ▲검찰의 피의자 회유ㆍ협박 의혹 등이다.
상당수는 검찰 수사로 일단 걸러졌지만 상암DMC 의혹 등은 사실상 처음부터 수사를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대선 직전 대통합민주신당이 공개한 이 당선인의 2000년 10월 광운대 강연 동영상도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항이다.
그는 당시 "다시 한국에 돌아와 인터넷 금융회사를 창립했다. 금년 1월에 BBK라는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 사이버 증권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는데 정부에서 며칠 전 예비허가 나왔다. BBK는 올해 시작했지만 이미 9월말 28.8% 이익이 났다"라고 했다.
이를 토대로 신당 측이 "이 후보의 BBK 주가조작 범죄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고 상당수 국민이 이에 공감한 만큼 특검팀이 의혹을 해소해줘야 한다.
또 이 당선인이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에게 줬던 `BBK 회장ㆍ대표이사' 명함과 홍보 브로슈어, 또 각종 언론 인터뷰 내용에 대한 설명이 검찰 수사 결과 발표 때 미흡해 국민 의혹을 키웠다는 지적이 있어 이 부분에도 수사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도곡동 땅 실소유 관계도 특검팀이 풀어야할 과제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이 후보 처남 김재정씨 지분은 김씨 본인의 것이지만 이 후보 맏형인 이상은씨의 지분은 제3자의 차명재산임이 분명한데 자금관리인 등 핵심 참고인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실제 누구의 것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밝혔었다.
이씨의 도곡동 땅 판매금 중 ㈜다스에 투입된 17억원의 실체, 즉 이씨 것이 아닌 이 돈이 누구의 것이고 어떻게 ㈜다스로 들어갔는지 등도 이 당선인과 관련된 의혹을 털어내기 위해 규명해야 한다.
◇ 관전 포인트는 = 검찰이 이 후보를 부르지 않고 서면조사로 대신한 게 `봐주기' 논란과 특검법 도입의 주요 원인이 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 당선인 직접 조사 문제는 어떻게든 짚고 넘어가야 한다.
대통령 당선자 조사는 법률상 문제는 없다.
당선자라도 혐의가 드러나면 원칙적으로 소환조사와 기소가 가능하고, 헌법상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빼고 형사상 소추(訴追)를 받지 않으므로 취임 전날 자정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이 당선인이 조사를 받으러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고 김경준씨와 대질조사라도 받는다면 수사 결과를 떠나 정치 행보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정 특검은 "법이 정한 특검의 권한을 행사하고 증거 수집과 판단에서도 선입견 없이 공평무사하게 하겠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필요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라고 일단 원칙론을 밝혔지만 정치 공방의 소용돌이에서 `소환 여부 결정'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인을 강제로 불러 조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당선인과 연관된 각종 의혹을 풀어줄 열쇠를 쥐고 있는 친인척 및 측근 등 핵심 인사와 객관적 사실 관계를 알고 있는 주요 참고인이 적극 협조하느냐도 수사 성패를 좌우할 관건이다.
정 특검도 "천하가 주시하는데 거부할 수 있겠느냐"고 했고, "의혹을 깨끗이 털고 가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여론에 떼밀려 일단 특검에 출두할 공산은 크지만 진술의 진실성은 이들에게 달려있다.
김경준씨가 14일 첫 공판에서 "검사들이 너무 많은 원칙과 헌법을 구겨버리고 있다"며 누나인 에리카 김씨 등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약속했다는 등의 발언을 해 회유ㆍ협박설 진위 여부도 검찰에게는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될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지를 가름하는 갈림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