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시카고]카드로 쓰는 반성문
배미순(시인)당신은 보내지 않아도 가버립니다
마리스텔라 전(스튜디오 41 경영)의 '글렌코 비치에서의 한 때'
떠나가는 당신을 붙잡으려
지평선 끝까지라도 따라가고 싶지만
살아가는 일의 막막함과 쓸쓸함
그 행간 행간의 고통 일러주고
저무는 해를 따라 가버릴 것입니다.
결코 보낸 적이 없는데
출구가 없어도 떠나가는 당신은
곧 어두어질 세상속에 날 남겨놓고
전화를 끊듯 딸깍,매정하게
자취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
여기,이쯤에서 잠깐 쉬겠습니다
잠깐 쉬었다 달려가겠습니다.
무엇을 위해 허겁지겁 사는지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서 끝낼건지
숙제를 하듯 카드로 반성문을 쓰며
이 야속한 12월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12월 메모
▷7일=대설 ▷22일=동지 ▷25일=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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